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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요구 높은데 성매매 파문까지… 감사원 내우외환

입력
2015.03.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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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원장 혁신 드라이브 흔들

황찬현 감사원장이 지난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찬현 감사원장이 지난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감사원 혁신을 추진 중인 황찬현 감사원장이 안팎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외부에선 감사원 독립성 확보 요구가 거세진 가운데 직원 성매매 파문으로 혁신 드라이브도 악영향을 받는 내우외환이 겹쳤기 때문이다.

황찬현 원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감사 혁신 방안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내 혁신안을 시행하겠다는 계획 아래 지난 24일 ‘감사원의 혁신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첫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하지만 직전에 터진 감사관 성매매 사건 탓에 심포지엄 보도자료 배포 등 홍보 계획마저 취소하고 조용히 치러야 했다.

황 원장을 당황케 한 사건은 최근 경찰에 적발된 4급, 5급 감사관의 성매매 혐의 수사다. 지난해 8월 소속 감사관이 철도부품업체로부터 2억원을 수수해 구속된 ‘철피아’사건 충격이 가시기 전에 또다시 발생한 직원 비위 사건이고, ‘감사원의 감사원’이라 할 수 있는 감찰 부서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감사원 고위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당 직원들이 피감기관인 한국전력 측 직원들과 동석했다는 경찰 수사 내용이 추가로 알려지며 감사원이 입은 상처는 깊어지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이번 파문이 한창 진행 중인 혁신 드라이브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혁신위원회는 여론조사 등을 거쳐 투명성 청렴성 효율성 제고 위주의 주요 추진 과제를 준비하고 심포지엄에 나섰지만 학계, 시민단체 등 외부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준비하는 혁신 방안의 상당수는 과거에 이미 나온 내용”이라며 “최우선 과제는 감사원의 중립성과 정치적 독립성 확보”라고 입을 모았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최근 4대강, 해외자원외교 등의 감사를 보고 국민들은 감사원이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움직이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적 고려에 의해 감사 대상을 선별 또는 배제하거나 감사위원회를 거치면서 감사 결과가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착수한 지방자치단체 재정감사나 5월 중 착수할 지방교육청 재정감사도 ‘중앙정부 편들기’라는 비판이 일 가능성이 높아 감사원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관계자는 26일 “최근 내놓은 감사계획 착수 발표도 ‘추문을 덮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반응이 있어 조금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부 시각에 예민하고 보수적인 조직의 특성상 당분간은 감사원 혁신의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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