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직접 방문해 강조
인건비 낮고 무관세 수출 가능해
중남미·미국 시장 공략 교두보
기아자동차가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고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정몽구 회장이 26일직접 현지의 공사 현장을 찾을 정도로 현대차 그룹은 이번 멕시코 공장 건설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단순 해외 공장이 아니라 신흥 자동차 시장인 중남미를 직접 겨냥하면서 북미시장 공세를 위한 새로운 교두보를 멕시코에 마련하겠다는 전략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업체간 심화되고 있는 경쟁, 엔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원화 환율 등 대외 경영환경에 대한 돌파구를 찾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인근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현장을 찾은 정 회장은 “멕시코 공장은 글로벌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현지 맞춤형 차량 개발, 창의적 판매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최고의 제품 및 판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차가 멕시코를 선택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멕시코는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노동생산성이 높을 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남미를 비롯한 40여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여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그만큼 현대차는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가격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멕시코는 지난해 322만대를 생산하며 세계 자동차 생산국 7위에 오르며 브라질을 제치고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내수 판매도 연간 100만대를 넘어서서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닛산, GM,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기아차는 올해 7월부터 K3(현지명 포르테)를 멕시코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내년 상반기 이후 판매ㆍ정비망 구축, 현지 마케팅 강화 등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은 더 속도를 내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12년 하반기 브라질 공장 설립 이후 중남미 시장 판매실적이 2012년 18만대에서 지난해 36만대를 넘어서며 2배 가량 성장했다”며 “현재 16만대 수준인 기아차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국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판매량(58만대)보다 12% 늘어난 65만대로 높였다. 유로 및 엔화 약세, 픽업시장 증가, 모델 라인업 부족 등으로 미국시장에서 미국, 일본, 유럽 업체들의 협공이 예상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전면에 내세워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여기 맞춰 기아차는 올해 1월 미국시장에 진출한 쏘렌토 광고를 미국 전역에 내보냈다.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프로미식축구 결승전 ‘수퍼볼’에 광고를 내보내며 쏘렌토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이달부터 시작된 미니밴 성수기에는 카니발 판촉을 강화하고 4분기 K5 신형 모델을 출시해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감안해 정 회장은 현대ㆍ기아차 미국 판매법인 임직원들에게 “신차를 활용해 성장세인 미국 SUV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승용차에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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