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세 부담 더 커… 대출감당 가능땐 내집마련 지금이 적기" 63%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세 부담 더 커… 대출감당 가능땐 내집마련 지금이 적기" 63%

입력
2015.03.27 04:40
0 0

매매 / "거래 늘어도 집값 안정" 70% 압도적

임대 / "저금리 기조로 빠른 월세화" 70%

내 집 마련 / "추격 매수ㆍ투기 수요는 금물 1,2년 정도 관망후 구입" 목소리도

지금 부동산 시장은 중대 변곡점에 서 있다. 장기간 꽁꽁 얼어붙었던 매매시장이 뜨거워지고 있고, 특히 분양시장은 근 10년 만에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대세 상승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솔솔 피어난다. 임대시장은 전세난이 점점 더 심화되면서 집값보다 전셋값이 더 비싼 기형적인 가격까지 형성될 정도. 전세는 빠르게 월세로 전환되면서 서울 지역에서도 월세의 비중이 30%를 돌파했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면서 집주인도, 세입자도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몹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26일 한국일보가 업계 임원을 포함한 부동산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과거 투기 수요가 이끈 부동산 활황 때와는 구분되는 비교적 보수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매매시장

과거엔 매매거래가 늘면 집값도 비례해서 상승한다는 게 하나의 공식처럼 통했다. 주택경기가 한창 좋았던 2006년을 보면 주택거래량(108만건)과 집값 상승률(11.6%)이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의 부동산 경기 호전은 근본적으로 ‘미친 전세난’(26명ㆍ87%)이 주도하는 형국이라 과거와는 다른 패턴을 보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거래는 늘어도 집값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답이 압도적(21명ㆍ70%)으로 많았던 반면, 거래와 함께 집값도 동시에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은 소수(5명ㆍ17%)에 불과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매매의 경우 수요는 실수요자 위주로 형성이 돼 있는 반면 공급은 재고주택과 신규주택 등 물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기 때문에 집값이 크게 오를 요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매매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난 뒤엔 거래량도 줄고 집값도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윤석헌 숭실대 교수 등)도 있었다.

그래도 매매거래는 당분간 늘어날 거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 거래가 줄어들 거라는 응답은 4명(13%)에 불과했다.

임대시장

전세의 월세화는 그 속도가 문제일 뿐 막기는 힘든 큰 흐름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70%(21명)가 현재 전세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빠른 월세화’를 꼽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정부의 정책 대응 미흡(17%)이나 재건축 등 일시적 공급 부족(10%) 등 다른 원인을 꼽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월세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단기간에 전세시장이 유명무실하게 되고 그 자리를 월세가 빠르게 메워갈 것이라고 내다 본 전문가가 30%(9명)에 달했고, 현재 42%까지 치솟은 월세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50%까지는 될 거라고 본 전문가도 27%(8명)였다. 김학환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남아 있는 전세 물량의 상당수가 월세로 바뀔 가능성이 크며, 정부의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가 나서서 물량을 퍼붓거나, 금리가 획기적으로 월세 수익만큼 오르지 않는 한 ‘저금리 속 빠른 월세화→전세물량 부족→전셋값 폭등→월세 가속화’ 라는 악순환 고리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더불어 “임대 수요가 많은 도심권에선 월세가, 그 외 지역은 전세가 대세”(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라거나 “집값이 대세 상승 국면으로 가지 않는 한 월세화는 지속된다” 등 조건부로 월세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꽤 됐다.

내 집 마련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 10명 중 6명 이상(19명ㆍ63%)은 세입자들에게 “내 집 마련이 꿈이라면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월세 부담은 그보다 더 큰 상황인 만큼 차라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월세를 내듯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걸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집을 사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추격 매수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는 금물이다”(윤석헌 숭실대 교수) “매매가의 최소 70%는 자기자본이어야 한다”(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 “금리 인상기에도 본인 소득으로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등이다.

또 주거할 동네나 주택을 고를 때도 신중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주택은 현 시점에서 사는 게 낫지만, 지은 지 오래된 노후화된 공동주택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 2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값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왕 매매를 하기로 했으면 점진적으로라도 가격이 상승하는지, 팔 때 환금성은 좋은 지 등을 꼭 고려하라는 의미다.

주택 구입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는 않았다. ‘1~2년 관망 후에 판단을 해야 한다’(20%) ‘구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7%) 등이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올해 안에 금리인상으로 기조가 바뀌고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정책으로는 실물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주택 구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