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이래 첫 발행 중단을 겪은 동국대 학보 ‘동대신문’이 우여곡절 끝에 발행을 재개하면서 논란이 됐던 기사 내용도 모두 공개됐다.
26일 동국대 학보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발행 예정이던 동대신문 제1561호가 이날 정상 발행돼 교내에 배포됐다. 제1561호는 학내 민감한 사안에 대한 보도 여부를 놓고 학보 기자들과 지도교수인 김관규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발행이 중단됐다.
문제가 됐던 기사는 6면에 실린 ‘총장 선출 관련 긴급 앙케이트 조사’다. 동국대생 40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학생의 80.9%가 총장 선출과 관련해 종단의 외압이 있었다고 답한 내용이다. 김 교수는 당시 설문조사의 표본추출 방법을 문제 삼으며 기사 게재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총장 후보자인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 건에 대해 학생 59.7%가 “표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는 내용도 다뤄졌다. 앞서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지난달 보광스님의 연구 논문 30편 가운데 18편이 표절이라고 판정한 바 있다.
설문조사가 게재된 것은 학교 내부에서 총장 선임은 물론 이사장 선출을 놓고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일로 학생 대표들이 이사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학내 여론을 파악하고자 실시한 것이다.
동국대는 지난해 12월 김희옥 전 총장이 갑작스럽게 총장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조계종 고위 스님들의 외압설이 돌았고, 이어 후보로 나섰던 조의연 교수가 “종단의 개입을 중단하고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사퇴해 논란이 확산됐다. 외압설과 보광스님의 논문표절로 인한 자질 논란으로 총장 선출이 미뤄져 동국대는 현재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장 선출을 놓고도 과정의 적법성을 놓고 전임 이사장 측과 일면스님 측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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