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를 모르는 전자랜드, 끝까지 가자
인천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느라 많은 체력을 썼다. 또 키가 작은 선수들이 많아 높이의 열세를 만회하려고 상대 팀보다 더 많이 뛰었다. 선수들이 지쳐 보이자 구단주가 직접 나섰다.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대추야자를 선수단에 전달했다.
중동산 식재료 대추야자는 과육이 달고 영양이 풍부하다. 특별한 저장 장치가 없어도 2~3년간 보관할 수 있다. 이런 저장성과 생명력 덕에 ‘생명의 나무’라 불리며, 최근 한 방송에서 중동 남성들의 건강에 좋은 상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구단주의 지극 정성이 통했다. 전자랜드는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79-58로 꺾었다. 1승 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전자랜드는 이로써 시리즈를 마지막까지 몰고 갔다. 정규리그 2위 팀(동부)과 6위 팀(전자랜드)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을 치르는 것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다.
또 이번 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는 2개 조(울산 모비스-창원 LG) 모두 최종 5차전까지 펼쳐지게 됐다. 2개의 4강 플레이오프 매치업이 5차전까지 간 것은 2001~02시즌 이후 올해가 13년 만이다. 동부와 전자랜드의 마지막 승부는 27일 원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진다.
전자랜드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에만 혼자 7점을 넣은 신인 정효근의 활약을 앞세워 18-12로 기선을 잡았고, 2쿼터에도 기세를 이어가 37-24로 더욱 달아났다. 동부는 외국인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이 1쿼터 도중 어깨를 다쳐 4분7초만 뛰고 벤치를 지키는 불운이 겹쳤다.
전자랜드는 3쿼터 들어 이현호의 2점과 정영삼의 3점포를 묶어 42-24, 18점 차까지 점수차를 벌렸고 이후 두 팀의 간격은 다시 10점 미만으로 좁혀지지 않았다. 동부는 경기 종료 3분25초를 남기고 다른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앤서니 리처드슨마저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전자랜드는 외국인 주장 리카르도 포웰이 20점에 1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정효근(17점)과 정병국(14점)이 힘을 보탰다. 동부는 사이먼의 공백 속에 높이의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리바운드 싸움에서 31-39로 뒤진 것이 뼈아팠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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