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공동취재단에 현장 공개, 오염수 처리 등 문제 여전히 많아
일본 도쿄(東京)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발생 4주년을 맞아 24일 외신 공동취재단에 사고 현장을 공개했다. 2012년 10월 이후 4번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2011년 3월 11일 도호쿠(東北)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치면서 전력 공급 기능을 상실, 가동중인 원자로 내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유출돼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함께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후 사고수습을 통해 2011년 말 1~4호기의 원자로 압력 용기 바닥부분의 온도가 섭씨 15~2도, 핵연료 저장 수조 온도 8∼27도를 유지하는 ‘냉온정지’ 상태를 달성했다. 2013년 12월부터는 폐로의 제1단계인 핵연료 저장 수조의 연료를 꺼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핵연료 잔해를 꺼내는 데에만 10년이 걸리며 완전 폐로까지는 30~40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지루한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이르면 1개월 후 완공될 1,2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지상 9층짜리 휴게소 건물을 공동취재단에 공개했다. 원전 서쪽 9km 지역에 최근 완공된 급식센터에 이어 이 건물이 완공되면 방사능과 사투중인 원전 근로자의 열악한 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2년 전만 해도 원전 내에서 전면 마스크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얼굴만 가리는 반면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방사능 오염 상황도 크게 개선됐다.
도쿄전력은 이런 시설 공개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응급 위기 대응체제를 벗어나 폐로로 가는 장기전 체제에 돌입했음을 알리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염수 처리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여전히 산적해있었다. 원자로 산 쪽에는 주변 지하수가 원자로로 유입돼 오염수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동토차수벽(凍土遮水壁)은 4, 5월께 시험동결을 앞두고 있다. 이 장치는 1.5㎞에 달하는 원자로 1∼4호기 주위를 지하 30m 깊이까지 동결관을 촘촘히 박은 뒤 관에 염화칼슘 용액을 넣어 영하 30도 정도로 얼리는 고난도 프로젝트다. 도쿄전력은 이 장치를 통해 지하수 유입을 막겠다는 계획이지만, 수차례 시험가동에서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노 아키라(小野明)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은 “4년전에 비해 원전 자체의 리스크는 확실히 줄었다”며 “향후 기술발달로 폐로 예상기간을 현재 30, 40년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공동취재단 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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