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간부 지갑서 160만원 뭉칫돈
'돈봉투 사건' 축소 의혹 일어
국무조정실 소속 암행감찰반이 지난달 설을 앞두고 광주시청 A과장의 사무실에 들이닥쳐 수상한 돈봉투와 상품권 등을 적발할 때 A과장의 지갑 속에 현금 160만원이 담겨 있던 사실도 확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A과장은 당시 “암행감찰반에 적발된 금품은 10만원씩 들어 있는 돈봉투 4개와 10만원짜리 상품권 1장이었다”고 해명해 ‘돈봉투 사건’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청사 2층 A과장의 사무실에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일명 암행감찰반) 조사관 2명이 들이닥친 것은 지난달 12일 오후. 제보를 받고 급습한 조사관들은 A과장의 책상 위에 있던 업무일지(수첩)에서 돈봉투 4개와 10만원짜리 상품권 1장을 찾아냈다. A과장의 직함과 이름이 적혀 있는 돈봉투에는 현금 10만원씩이 들어있었다.
조사관들은 또 A과장의 지갑에서 뭉칫돈 160만원이 나오자 A과장에게 “평소 가지고 다니기에는 많은 돈 아니냐”며 돈의 출처와 용도 등을 추궁했다. 이에 A과장은 조사관들에게 “명절 때 쓰려고 준비해 놓은 돈”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과장은 암행감찰에 적발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조사관들이 지갑 속 160만원에 대해 돈의 성격과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해 간 사실을 숨긴 채 줄곧 “암행감찰에 적발된 금품 액수는 10만원씩 든 돈봉투 4개와 10만원권 상품권 1장 뿐이다”고 언론에 밝혀왔다. 그는 또 적발된 돈봉투와 상품권에 대해선 “설을 앞두고 평소 신세를 졌던 시의원 등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개인 돈으로 준비해뒀던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행정자치부에 A과장에 대한 징계를 의뢰한 공직복무관리관실의 이야기는 달랐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한 관계자는 “A과장 사무실 급습 당시 있는 것(발견된 돈)은 다 (행자부에)통보해줬다”고 밝혔다. 암행감찰 당시 현장에서 적발한 금품 액수엔 A과장의 지갑 속에서 발견된 현금 160만원도 포함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A과장은 “지갑에 있던 돈은 명절 때 쓰려고 준비해 놓은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부정적 관점에서 볼 때 암행감찰에 적발된 금품은 돈봉투 4개와 상품권 1개 뿐”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행자부는 다음 주 중으로 A과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암행감찰반에 적발된 금품에 대한 출처와 용도, 직무 관련성 여부 등을 확인한 뒤 A과장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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