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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20' 선수들에게 팀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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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20' 선수들에게 팀 운명 달렸다

입력
2015.03.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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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오른쪽).
KIA 윤석민(오른쪽).

‘20번’은 올 프로야구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비싼 등번호다. KIA 윤석민이 국내 무대로 유턴하며 4년 간 90억원을 받는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윤석민은 매년 12억5,000만원을 연봉으로 받는다. 계약금으로만 한 번에 40억원을 손에 쥐었다.

등번호 20번을 받은 윤석민은 지난 9일 1군에 합류한 뒤부터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다. 불펜 피칭과 실전 등판 등 공을 던질 때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의 보직은 미정이다. ‘20번’ 투수의 활용법을 놓고 코칭스태프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구단은 지난해 4~5점 차 리드도 몇 차례나 뒤집힌 터라 윤석민을 마무리로 쓰고 싶은 욕심이 크지만, 여론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아 고민이다.

윤석민은 지난 10일 첫 불펜 피칭을 마치고 “보직은 상관없다”고 했다. 그는 “팀이 요구하는 위치에서 던지겠다”면서 “개인적으로 몇 년 못했기 때문에 올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최고 몸값 선수에 따른 부담감은 있고 사회적으로 비판도 받고 있지만 2011년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KIA도 윤석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올 시즌 팀 운명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타 구단에 비해 투타 전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윤석민이 투수 4관왕을 했던 시절의 공을 뿌린다면 KIA를 하위권으로 분류하는 야구인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뒤집어질 수도 있다.

두산도 20번 투수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연봉은 윤석민보다 22배 적지만, 구단에서 거는 기대는 그와 엇비슷한 필승 계투조 김강률(5,600만원)이다. 김강률은 2008년 1군 무대에 데뷔해 통산 성적이 81경기 1패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은 4.45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름 제구가 안정됐고 직구 최고 시속은 꾸준히 150㎞대 초반에 형성돼 코칭스태프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김강률은 “2011년 6월28일 목동 넥센전에서 생애 첫 세이브를 올렸다. 불펜에서 물통을 나르고 있다가 갑자기 투수진이 무너지며 마운드에 올랐다”며 “그 때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이용찬, 홍상삼 등이 모두 군입대 했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류제국의 재활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 LG는 오른손 선발 후보 임정우가 20번이다. 삼성은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친 74년생 진갑용의 유니폼 뒤에 20번이 박혀 있다. 여기에 지난해 4할 타율에 도전했던 이재원(SK)과 염경엽 넥센 감독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최원태(넥센), 팔꿈치 통증에서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포수 정범모(한화)도 20번을 달고 뛴다. 20번이 잘해야 팀이 산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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