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뒤 단어 쓰면
관련 게시물만 모아 볼 수 있어
관심사 공유 목적 이용자 늘며 인기
직장인 이선민(26)씨는 올 초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정지 상태로 바꿨다. 초등학교 동창부터 거래처 직원까지 추가한 친구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지인들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다는 것이 또 다른 업무가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하루에 올라오는 글이 간단히 훑어볼 수 없을 정도로 많아 피로감이 컸다”며 “관심 있는 정보만 찾아볼 수 있는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곧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맥 관리’에서 ‘관심사’로 SNS의 대세가 바뀌고 있다. 이제 SNS 이용자들은 공감 가는 글을 리트윗(원문 퍼다 나르기)하고 서로의 게시물에 ‘좋아요’ 단추를 누르던 시대를 지나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온라인마케팅 전문업체 DMC 미디어에 따르면 2012년 ‘지인과의 연락 및 교류’를 위해 SNS를 이용한다는 대답이 76.2%였지만 지난해 같은 대답 응답자는 58.4%로 떨어졌다. 반면 ‘뉴스 등 정보 획득’은 26.2%에서 45.7%로, ‘취미, 관심사 공유’는 18.7%에서 22.4%로 올랐다.
이 같은 추세 속에 급부상한 SNS가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은 140자 내에서 글을 작성해야 하는 트위터와 달리 사진 한 장이나 10초 내외 동영상만 올리면 돼 이용이 간편하다. 또 원하는 계정을 구독하는 방식이어서 양쪽 모두 동의를 거쳐 친구를 맺어야 하는 페이스북보다 부담이 없다.
인스타그램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해시태그다. 해시태그란 해시기호(#) 뒤에 특정 단어를 붙이면 그 단어와 관련된 글과 사진만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다. 따라서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작성할 때 원하는 사진을 먼저 선택하고, ‘#홍대’ ‘#만두맛집’처럼 해시기호를 붙인 어휘로 사진에 대한 설명을 달아주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해시태그 검색도 마찬가지로 글이 아닌 사진으로 결과가 나열된다.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관심사 기반 SNS에서는 글보다 사진, 문장보다 단어가 더 중요하다.
해시태그 열풍은 새로운 유행어들을 탄생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오늘 착용한 의상’이라는 뜻의 #OOTD(Outfit of the day)다. 자기 사진(셀카)를 일컫는 #셀스타그램이나 음식 사진을 뜻하는 #먹스타그램 등도 흔히 쓰인다.
이런 경향에 힘입어 네이버는 아예 해시태그를 강조한 SNS ‘폴라’를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다. 폴라는 메인 화면부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시태그와 관련 사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사람이 아닌 관심사를 중심으로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소한 관심사라도 구체적으로 표현하며 공감 받고 싶은 심리가 하나의 문화로 확대되고 있다”며 “기존 SNS에서 부가 기능에 머물렀던 해시태그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워 새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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