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확대 위해 준비 속도 빨라져
현지 규제 맞는 신차 개발 위해
2500억 전환사채 발행도 추진
사장에 현대 美 법인장 출신 선임
쌍용자동차가 매출 확대를 위해 3년 후 미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여기 맞춰 회사 이름과 로고를 바꾸고 신차도 개발할 예정이다.
24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섰다. 쌍용차는 최근 바클레이즈캐피털, JP모건, HSBC 등 외국계 회사를 주관사로 선정해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CB의 만기는 5년이며 쌍용차의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에서 주식 일부를 대여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해 61년 역사를 갖고 있는 쌍용차의 미국 진출은 처음이다. 여기에는 미국 진출 포부를 수차례 밝힌 마힌드라그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지난 1월 13일 티볼리 신차발표회에서 “쌍용차를 통해 미국 자동차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CB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미국 시장에 맞는 신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안전 및 환경규제 기준을 통과하려면 한 개 차종에 500억원의 개발비가 든다. 처음에는 한두 개 차종을 준비하고 남은 자금을 또다른 신차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차종은 내년 말 출시 예정인 렉스턴의 후속 ‘Y400’이 유력하다.
쌍용차가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이유는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루블화 폭락 등으로 2014년 7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미국은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자동차 소비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차라는 이미지는 쌍용차 경영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쌍용차는 미국 진출을 위해 회사 이름과 로고도 바꾸기로 했다. 사명이 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렵고, ‘용’이 중국 업체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미국 진출에 실패했던 마힌드라의 이름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적 정체성을 가지면서 세계 무대에서 통할 이름으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수년 전 1억 달러를 들여 개발한 디젤 트럭으로 미국 수출을 시도했으나 미국 환경부 인증이 늦어지면서 현지 판매망과 법적 분쟁이 일어나 포기했다.
한편 이날 쌍용차는 평택공장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최종식 영업부문 부사장을 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유일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현대차의 미주 판매법인장 등을 거쳐 2010년 쌍용차로 옮긴 최 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할 적임자로 꼽힌다.
쌍용차는 올해 전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늘렸다. 인기를 얻고 있는 티볼리 가솔린 모델에 이어 6월 디젤, 연말 ‘롱 바디’ 모델 등 다양한 차종으로 티볼리를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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