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6)의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 사실은 지난 1월26일 세간에 알려졌다. 박태환의 소속사인 팀 GMP가 박태환이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병원 측의 탓이라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뿌리면서다.
박태환은 지난해 7월29일 서울 중구 T병원에서 네비도 주사를 맞았다. 이 주사제에는 금지약물 1호라 불리는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들어 있다. 이후 상시 도핑테스트 대상자인 박태환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도핑테스트를 받은 건 9월3일이었다. FINA 관계자가 불시에 박태환의 훈련 장소인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 들이닥쳐 A, B 두 가지 소변 샘플을 채취해 갔다.
금지 약물 양성 반응 결과는 10월30일 박태환과 대한수영연맹 측에 전달됐다. 이 때 박태환은 이미 인천 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을 모두 치른 뒤였다. 아울러 10월28일~11월3일에는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참가해 금메달 4개까지 획득했다. 도핑 적발 사실을 알면서도 인천 대표로 대회를 마친 것이다.
여기서 미스터리가 발생한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측에 따르면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도중에도 세 차례나 도핑테스트를 받았는데, 모두 문제가 없었다. 9월21일(자유형 200m), 23일(자유형 400m), 25일(자유형 100m) 경기를 마치고 채취한 소변에서는 특별한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불과 3주 전(9월3일) 채취한 소변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나왔다가 며칠 만에 감쪽같이 몸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박태환이 재검사를 의뢰했다. 이후 FINA는 박태환 측의 이의를 받아 들였고 12월2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B샘플에 대한 검사를 다시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세계반도핑기구(WADA) 관계자는 ‘투 스트롱(Too Strong)’이라며 고개를 저었다는 후문이다.
궁지에 몰린 박태환은 1월20일 검찰에 T병원 원장을 고소했다. 임시 선수자격 정지에 놓이자 병원 측의 실수로 주사제를 맞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태환 측은 청문회를 준비했다. 지난달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날짜도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면서 연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발표가 있었다. T병원장을 조사한 검찰은 2월 초 “박태환은 금지약물인 줄 몰랐다”고 박태환의 손을 들어줬다. T병원장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리고 이는 청문회에서 박태환이 2년 선수 자격 징계를 피할 수 있던 나름의 무기가 됐다.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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