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프랜차이즈에서 출시한 아침 메뉴를 보고 있으면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편의점의 냉장고 선반에 진열된 간이식사용 메뉴를 보고 있어도 그렇다. 이른 시간 등교나 출근에 바쁜 사람들이 시간에 쫓겨서, 준비하기 번거로워서 굶게 되는 한 끼 식사를 편리하고 맛있게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얼마나 좋을 것인가. 어쩐지 온기가 빠진 식사 같은 느낌이 든다. 그건 어쩐지 아침밥이라기보다는 바쁜 우리 삶의 얼굴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이 의자에서, 책상에서 혼자 간단히 아침을 때우는 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삶의 도약을 꿈꾸며 거리를 걸어가면서 뭔가를 우적거릴 수도 있는 일이다. 우아하고 외롭게 진수성찬을 받는 마음보다는 나을 것이다.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신메뉴로 개발된 각종 아침 식사 홍보 포스터를 보고 있자면 저게 음식인가, 음식이지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영양상의 균형을 위해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엽기적인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여전히 초등학교나 동물원 앞에서는 설탕 한 숟가락이 구름처럼 환상적인 맛을 내고 그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 “동생이 자기 스티커를 먹었다. 고칠 수 없었다. 스티커가 소화가 되지 않는다면” 이라고 써놓은 큰아이의 일기를 보았다. 우리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수없이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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