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野 '생활정치' 띄우는데 與는 선거 구호 속앓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野 '생활정치' 띄우는데 與는 선거 구호 속앓이

입력
2015.03.24 04:40
0 0

김무성 "종북 심판" 연일 목소리

野처럼 마땅한 민생 이슈는 없어

일부선 지나친 이념몰이 우려

"내년 총선 생각하면 역풍 뻔해"

4ㆍ29 재ㆍ보선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이 ‘간판 구호’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야당은 일찍이 ‘생활정치론’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이렇다 할 민생 구호가 없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가 ‘종북 심판론’을 연일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당내에선 “이념몰이는 장기적으로 역풍을 부를 것”이라며 저어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김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재ㆍ보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내란을 선동한 종북 세력의 국회 진출이라는 잘못을 정상화하는 선거”라고 못박았다. 이어 “잘못된 인사를 국회에 진출시켜 지역 발전은 뒤쳐졌고 다시 선거를 치르게 돼 국민 지갑의 세금을 쓰게 한 원인을 제공한 정당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에 종북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이번 재ㆍ보선 지역 중 경기 성남 중원이 옛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거점 지역인데다 서울 관악을, 광주 서을까지 3곳 모두 야권 단일화로 옛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당선됐음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김 대표는 앞서도 ‘헌법적 가치’를 거론하며 비슷한 프레임을 제시했다. 그는 19일 성남 중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재ㆍ보선은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그에 따른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어느 정당의 후보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후보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도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는 종북세력의 핵심을 깨는 선거”라며 “종북세력을 부활시키느냐 아니면 대한민국을 구해내느냐 하는 한 판 선거”라고 가세해 논란이 됐다.

반면 야권은 이념보다는 ‘생활정치’를 내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생활임금’을, 정의당은 ‘비정규직 정당’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앞서 재보선 후보 3명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박근혜정부의 경제실정을 집중 거론하며 “4월 재보선의 의미를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선고로 규정했다”고 선언했다.

야당에 대비되는 김 대표의 이념몰이에 새누리당에서는 걱정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수도권의 한 중진은 “종북 심판론이 당장 재ㆍ보선에는 득이 될는지 몰라도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수도권에는 악영향을 줄 게 뻔하다”며 “지도부가 당장의 승리를 위해 쉬운 길을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또다른 의원 역시 “이번 재ㆍ보선 지역 4곳 중 3곳이 옛 통진당 해산 조치로 치러지게 되긴 했으나 그렇다고 ‘종북 척결’이 선거의 핵심 구호가 돼선 안된다”며 “민생을 파고 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당내 개혁 성향의 의원들 역시 강경 보수 노선의 김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한 초선의원은 “야당 세가 강한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은 버리고, 인천 서ㆍ강화을과 옛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인 성남 중원 만이라도 필승하기 위해 종북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당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경 보수 일변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 대표보다 경제ㆍ복지 노선이 진보적인 유승민 원내대표의 역할도 주목된다.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로서는 김 대표의 노선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워 고민이 될 것”이라며 “당 대표와 원내대표간 의견 조율이 있을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