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과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은 23일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확률 얘기를 꺼냈다.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김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갈 확률이 90%가 된다’는 말에 “1차전에서 이겼지만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이 많지 않은 팀이다. 1세트부터 총력전으로 나서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반면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신 감독은 “10% 기적을 믿는다. 대한항공에 있을 때 우리가 현대캐피탈에 역전한 경험이 있다”고 기분 좋은 추억을 떠올렸다.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이후 역대 남자부 플레이오프 승부를 보면 1차전을 이긴 팀이 신바람을 냈다. 10차례 중 9차례나 챔프전에 올랐다.
하지만 유일하게 ‘1차전 승리팀=챔프전 진출’ 공식이 깨진 적이 있다. 신 감독이 대한항공의 세터 인스트럭터로 있던 2007~08시즌에는 대한항공이 1차전에서 패했지만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OK저축은행이 확률 싸움에서 이겼다. 창단 2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시몬(43점)의 원맨쇼에 힘입어 한국전력을 3-2(22-25 25-23 25-23 18-25 15-11)로 따돌렸다. 이로써 정규 시즌 2위 OK저축은행은 시리즈 전적에서 2연승을 거두고 챔프전 티켓을 따냈다.
OK저축은행은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정규 시즌 1위 삼성화재와 5전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펼친다.
시몬은 백어택 17개와 블로킹 5개, 서브 에이스 3개를 곁들이며 양팀 최다인 43점을 쓸어 담았다. OK저축은행 송명근도 17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1세트에서 한국전력 주리치(37점)를 막지 못해 기선을 제압 당한 OK저축은행은 2세트부터 시몬이 해결사로 나섰다. 특히 시몬은 3세트 16-20으로 끌려가는 위기에서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의 오픈 공격과 속공 등으로 20-20을 만들었다. 3세트 21-21에선 다시 시몬의 서브 에이스와 속공, 백어택이 연이어 터지면서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은 5세트 13-11에서도 시몬의 서브 에이스, 송명근의 시간차 공격으로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부상 선수들이 많고,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고맙다”면서 “삼성화재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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