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이란 동영상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등장 2개월 만에 사용자 30만명을 모으며, 기업가치가 5,200만달러까지 치솟는 눈부신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23일 스타트업 정보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디지털 분야 전문 칼럼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어캣은 애플 앱스토어에 올 1월 27일 등장한지 1개월 만에 모바일 사용자 11만명, 웹 사용자 5만명으로 16만명의 사용자를 끌어 모았으며, 가파른 성장을 계속해 지난 20일 기준 사용자 30만명을 돌파했다.
미어캣의 가장 큰 특징은 ‘스트림’ 버튼만 누르면 그 유저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동영상 촬영이 시작되고 그 화면이 TV처럼 실시간 방송된다는 것이다. 카메라 녹화가 시작되면 트위터에 공개된 링크를 통해 서로 연락처를 모르는 낯선 사람의 카메라 영상에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과, 수백명이 동시에 한 카메라 영상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의 영상통화 서비스들과는 다르다. 국내 아프리카 TV 등 스트리밍 TV 서비스들이 트위터 상 접속 주소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점에서 미어캣과 비슷하지만 있지만, 미어캣은 방송 운영자들과 시청자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채널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사용자가 크게 늘자 투자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미어캣이 출시 당시 공개 투자 모금으로 획득한 금액은 350만 달러였고, 최근 2차로 진행한 개인 투자자 모집에서는 1,200만달러가 넘는 투자액을 확보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유력한 정보통신(IT) 투자사(실리콘밸리, Greylock Partners)로부터 대부분의 금액이 투자됐고, 미어캣은 투자 이후 기준으로 5,200만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어캣 인기에 주류언론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2015년 가장 뜨거운 어플”이라는 소개 기사를 실었으며, 가디언에서는 지난 17일 “미어캣: 미래의 보도수단인가, 나르시시스트들의 장난감일 뿐인가”라는 제목으로 뉴스 업계로부터의 특별한 기대감을 보도하기도 했다.
뮤지션과 미디어 기술자 사이의 영향력 있는 행사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도 미어캣은 팝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를 올해 가장 화제가 되는 이슈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뮤지션들이 미어캣 서비스를 그만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어캣의 가파른 성장은 이제 ‘미어캣 현상’이라고까지 불리며 미어캣 서비스의 주무대가 되는 트위터를 자극하고 있다. 미어캣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은 트위터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하고, 동영상 공유 방식도 사용자가 ‘스트림’버튼을 누르면 트위터에 접속 주소가 게시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어캣 홈페이지의 안내문 맨 첫 줄이 “미어캣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이 트위터에서도 일어난다”일 정도로 미어캣은 트위터 안에 기생하고 있다.
하지만 트위터는 서비스 약관상 직접적으로 미어캣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미어캣에 관한 정보를 제한하고, 비슷한 경쟁 서비스인 ‘페리스코프’를 사들이는 등 미어캣 견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 견제가 정당한지, 당장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테크노크런치에 따르면 다른 스타트업 개발자들은 트위터의 미어캣 견제가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페리스코프에 가입하기는커녕 반발심으로 오히려 미어캣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어캣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미어캣이 트위터를 가치 있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미어캣이 트위터에 계속 머무르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것보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의 주소록에 직접 접근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어캣의 승승장구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그저 즉각적인 관심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했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동영상을 올리는 서비스를 일찍이 시작한 유튜브도 유해 컨텐츠를 관리하는 데에 골머리를 싸맸는데, 동영상을 제공한 본인 외에는 아무 곳에도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 미어캣에서는 더더욱 유해 컨텐츠를 제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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