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LG 문태종·모비스 문태영
프로농구 PO서 또다시 맞대결
어머니 문성애씨 "이번엔 형 응원"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다. 두 팀에 아들을 선수로 한 명씩 두고 있는 문성애씨는 시리즈가 6차전에서 모비스의 4승2패 우승으로 끝난 뒤 기쁨과 안타까움의 눈물을 한꺼번에 흘려야 했다.
얄궂은 운명은 벌써 세 번째다. 문태종(40ㆍLG)과 문태영(37ㆍ모비스) 형제는 18일부터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또 다시 혈투를 벌이고 있다. 2승1패로 모비스가 앞선 가운데 냉정한 승부의 세계는 피를 나눈 형제를 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앞선 두 번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는 모두 동생 문태영이 이겼다. 지난 시즌 문태영이 이끄는 모비스가 LG를 꺾고 챔피언이 됐으며 문태영은 당시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차지했다. 문태종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2012~13시즌에도 문태영은 인천 전자랜드 소속이던 형을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꺾고, 4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까지 제패했다. ‘짚신 장수’와 ‘나막신 장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 문씨가 노골적으로 형을 응원하는 이유다.
문태종도 이번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번만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3시즌 연속 동생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는데 이번에는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문태영은 “형과 두 차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이겼다. 이번에도 똑같을 것이다. 형이 먼저 집에 갈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문태영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문태종은 퇴출된 데이본 제퍼슨의 몫까지 떠 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둘은 국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터로 문태영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6.92점을, 문태종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경기당 12.02점을 넣어 관록을 과시했다. 같은 포워드에 외모도 비슷하지만 둘은 농구 스타일도, 성격도 전혀 딴 판이다. 문태종은 외곽포가 장기인 반면 문태영은 골밑 플레이가 일품이다. 24일 창원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문태영이 또 한 번 형을 누르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지, 문태종이 승부를 극적으로 최종 5차전으로 몰고 갈지 주목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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