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JTBC 파운더스컵 정상… 한국계, LPGA 6연속 타이틀
김효주(20ㆍ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복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김효주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 클럽(파72ㆍ6,58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총 상금 1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몰아쳤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ㆍ18언더파 270타)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2억5,170만원)다. 지난해 LPGA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2015시즌 LPGA 투어 정회원이 된 김효주는 올해 세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김효주는 미 LPGA 투어 2승, 한국 투어 8승, 일본 투어 1승, 대만 투어 1승 등 모두 12승을 기록했다.
김효주의 우승으로 한국(계) 선수들은 올해 열린 LPGA 투어 6개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코츠 챔피언십 최나연(28ㆍSK텔레콤)을 시작으로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김세영(22ㆍ미래에셋), ISPS 호주여자오픈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 혼다 LPGA 타일랜드 양희영(26), HSBC 챔피언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에 이어 김효주까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김효주는 10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나무 옆에 떨어졌는데 공교롭게도 나뭇가지에서는 커다란 벌집이 있었다. 김효주는 벌들이 날아다니는 위험지역이라고 구제를 요청했지만 경기위원은 무벌타 드롭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홀에서 김효주는 보기를 범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버디 행진을 벌이며 루이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승부는 18번홀(파4)에서 갈렸다. 1타 차 1위를 지킨 김효주는 두 번째 샷을 홀 약 3m 거리에 붙였다. 루이스도 두 번째 샷을 홀 6m 거리에 떨어뜨렸다. 루이스가 버디 퍼트를 넣고 김효주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야 동타가 되는 상황. 하지만 먼저 퍼트를 잡은 루이스의 버디 샷이 빗나가 편한 마음으로 버디 퍼트에 나선 김효주는 마지막 홀에서도 1타를 줄이며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반면 루이스는 이어 시도한 파 퍼트까지 놓치면서 김효주와의 격차가 오히려 3타로 벌어졌다. 김효주는 시상식에서 “아직 영어를 완벽하게 배우지 못해 한국말로 인터뷰를 하게 돼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한 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일희(27)와 이미향(22ㆍ이상 볼빅)이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최나연과 김세영, 리디아 고 등은 15언더파 273타를 쳐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효주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 신인왕 경쟁도 한국계 잔치가 될 전망이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는 김세영이 315점을 획득해 선두로 나선 가운데 김효주가 3위(233점), 장하나(23ㆍBC카드)가 4위(198점)로 추격하고 있다. 호주동포 이민지(19)가 5위(148점), 지난해 LPGA 투어 정규대회인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백규정(20ㆍCJ오쇼핑)이 6위(92점)에 이름을 올렸다. 2위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ㆍ83점)을 제외하면 6위 안에 한국(계) 선수가 5명이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한국 선수 8명이 신인상을 받았고, 2007년 안젤라 박과 2014년 리디아 고까지 포함하면 총 10차례 한국 및 한국계 신인왕이 탄생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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