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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혜택 환원 위해 발달장애인 자립 돕기 시작했죠

입력
2015.03.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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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생, 캘리그라피 수업 기획

서울시립대 엔트리팀(뒷줄)과 부천혜림학교 학생들.
서울시립대 엔트리팀(뒷줄)과 부천혜림학교 학생들.

“‘안 된다’는 말만 들으며 살아온 발달장애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날을 꿈꿉니다.”

지난 23일 경기 부천 장애특수교육기관 부천혜림학교에서는 캘리그라피 (Calligraphy·손글씨 또는 멋글씨) 수업이 한창이었다. 화선지 위에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너는 나의 커다란 선물’ 등의 문구를 서툴지만 정성껏 써내려 가는 학생들의 표정에는 자못 진지함이 묻어났다.

발달장애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개설된 이 수업은 서울시립대 엔트리팀이 기획ㆍ추진해 마련됐다. 김덕한(26)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엔트리팀은 강연주(25) 김소연(21)씨까지 모두 세 명. ‘반값 등록금’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방법을 고민하던 김 대표가 발달장애인들의 취약한 취업률에 충격을 받아 팀을 꾸렸다.

자폐성 장애인과 지적 장애인을 포함한 국내 발달장애인은 전체 장애인 250만명 가운데 20만명 정도다. 하지만 취업률은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발표한 공식 통계상 0.7%에 불과하다. 취업 분야도 단순 가공이나 조립 등에 한정되어 있다. 단순노동을 반복하다 보면 스트레스와 문제 행동이 더 커진다는 연구도 있다.

엔트리팀이 단순작업이 아니면서 그들이 가진 예술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동시에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해답을 찾아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캘리그라피 디자인 화분’. 김 대표는 “디자인 효과도 낼 수 있으면서 다양한 문구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캘리그라피와 흙과 물이 없어도 잘 자라 다루기 쉬운 공중식물 틸란드시아를 조합”했다며 “학생들이 굉장히 좋아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재능기부로 캘리그라피를 가르쳐줄 이들을 섭외해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수업을 시작했다. 5개월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제법 멋스러운 글씨를 쓸 수 있다. 글씨를 스캔한 후 전사지에 인쇄해 화분에 붙였다 떼어내는 과정만 익히면 스스로 화분을 제작해 낼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4월부터는 학생들만의 힘으로 제작된 화분을 판매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나 만드는 데 10여분 걸리는 데 분업하면 생산량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트리팀은 혜림학교 뿐 아니라 다른 기관과도 연계해 교육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캘리그라피와 접목시킬 다른 제품도 구상 중이다.

“발달장애 학생들이 세상의 편견에 갇히지 않길 바랍니다. 열심히 하면 그들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캘리그라피 화분은 크라우드펀딩 와디즈(www.wadiz.kr/Campaign/Details/690)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글ㆍ사진=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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