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홈 인천 문학구장이 ‘스마트 그라운드’로 탈바꿈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수원 kt위즈파크 등 최신식 구장의 잇단 등장으로 2002년 개장 이후 최고 시설을 자부했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40억 원을 쏟아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마쳤다.
지난 20일 kt와 시범경기에서 베일을 벗은 문학구장은 21, 22일 넥센과의 주말 2연전 동안 업그레이드된 시설을 모두 선보였다. 일반석 1만5,000석을 신규 의자로 전면 교체했고,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을 설치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가장 많이 채택된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스피커를 경기장 전 지역의 객석에 맞춰 고르게 분산 배치해 강력하고 고른 음악 제공으로 관중에게 실내 콘서트 홀을 방불케 하는 풍부한 음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야 그린존에는 돌로 만든 스피커를 설치해 잔디와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뤄냈다.
SK가 음향 시스템과 함께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포수 뒷면 좌석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라이브존이다. 총 289석의 라이브존에는 편안한 가죽 재질의 의자들을 설치했다. 타자와 투수의 팽팽한 긴장감과 생생한 현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라이브존 관객은 지하에 마련된 전용 라운지도 이용 가능하다. 100평 규모의 라운지는 식사, 음료, 다과를 이용객들에게 제공한다. 또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방송을 볼 수 있고 앞 유리창을 통해 포수의 시선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볼 수 있다. 전용 라운지는 SK가 국내 구단 최초로 도입한 시설이다.
또한 22일 시연한 플레이 위드(Play With) 어플리케이션은 팬들이 야구를 보는 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다. 티켓 예매부터 경기장 입장, 야구 관람 및 이벤트 참여, 멤버십 서비스까지 모든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27일에는 외야 그린존 옆 전광판 아래에 시원한 맥주와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먹으면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바가 준비를 마친다.
선수들을 위한 환경도 좋아졌다. 더그아웃 규모는 기존보다 1~2m 커졌다. SK 박계현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넓어져 경기를 준비하는 데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난해 배수가 잘 되지 않던 그라운드는 땅 전체를 60㎝ 깊이로 파고 그동안 쌓인 이물질을 모두 제거했다. 그 위에 좋은 흙을 공수해 그라운드를 다졌고 잔디도 다시 심었다.
김용희 SK 감독은 “보수 뒤 개장한 첫 날(20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직접 일일이 소개시켜줄 만큼 경기장이 훨씬 좋아졌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SK의 새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 역시 “목동과 잠실을 빼고 다 가봤는데 문학구장이 제일 좋다”며 “메이저리그 구장 못지 않은 시설”이라고 흡족해했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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