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등 LCC 3사, 국토부에 "설립 막아달라" 건의
아시아나항공이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을 추진해 과당 경쟁을 우려하는 항공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 가칭 ‘서울에어’출범을 위한 전담팀(TFT)을 만들어 본격 설립 준비에 나섰다. 대표이사로 류광희 전무가 내정됐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김해공항을 기점으로 제주, 일본 등에 취항하는 에어부산에 이어 두 번째 LCC를 보유하게 된다.
서울에어는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제주,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을 담당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가까운 지역은 LCC 2개사에 맡기고 장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김정식 이스타항공 대표,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LCC 설립을 막아달라는 건의서를 최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신규 항공운송업자를 허용하는 것은 일반 승객의 선택권 확대보다 대형 항공사의 기득권 보호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LCC 시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중심으로 고착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LCC 진에어는 인천과 김포 중심으로 운영하다 올해 2월 부산~제주 노선으로 김해공항에 취항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서울에어를 갖게 되면 국내 공항의 양대 축을 두 대형 항공사가 장악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을 배경으로 한 저가 마케팅, 중대형 항공기 도입 등 출혈 경쟁이 우려된다”며 “대기업 계열이 아닌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기존에 갖고 있던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일부를 서울에어에 넘기는 것이어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수익이 적은 인천, 김포발 일본, 동남아행 노선을 서울에어에 넘길 계획”이라며 “LCC 노선이 더 늘어나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새 항공사 설립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승객의 선택권 증대와 기존 항공사 경영악화로 이용자들이 입게 되는 피해 등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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