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사형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인도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올바른 방식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원자력 발전소를 ‘바벨탑’에 비유하며 인간의 파멸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접견한 국제사형반대위원회(ICDP)에 보낸 서한에서 “저질러진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상관없이 사형은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어 사형은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복수를 돕는 것에 가깝다”며 “국가가 정의의 이름으로 살인을 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한 사형제는 법치주의의 실패”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어떤 사형 방식을 써야 올바른지를 논쟁한다”며 “사람을 죽이는 데 인도주의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교황은 또 이날 일본 주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인간은 신이 정해놓은 자연의 규칙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며 원전을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에 비유해 “하늘에 도달하는 탑을 세우려고 함으로써 자신의 파멸을 부르려 한다”고 지적했다고 주교단이 전했다. 교황은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서는 “인간이 주인공이 되어 자연을 파괴한 결과의 하나”로, 핵폭탄 제조는 “인류의 악행”으로 비판했다고 주교단은 설명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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