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발표에 수험생 혼란
교육부가 올해 치러지는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를 지난해 수준으로 ‘어렵지 않게’ 출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가 수능 만점자가 과다발생하지 않도록 수험생의 변별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3일 만이다. 교육부가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고 정책을 발표해, 학교 현장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올해 수능이 어려워진다는 예측으로 인한 부담을 가질 필요 없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준비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학을 ‘어렵지 않게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발표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이라는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출제할 것”이라며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이 수학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자신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이달 17일 ‘수능 출제 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시안)’을 발표하며 “적절한 변별력을 확보해 지난해 수능처럼 실수 여부로 등급이 결정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후 일선 학교와 입시업체는 수능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고, 교육부는 수험생과 교사들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전반적으로 쉬운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위권 변별을 위한 초고난도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금까지 거의 매번 난이도 논란에 휩싸여 왔던 교육부가, 어떤 식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S고등학교 교장은 “교육부의 섣부른 정책 발표로 학생과 학교 현장에 혼란이 컸다”고 꼬집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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