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넉넉한 여백 속에 많은 이야기 담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넉넉한 여백 속에 많은 이야기 담겨

입력
2015.03.20 16:40
0 0

팔랑팔랑

천유주 지음

이야기꽃 발행ㆍ36쪽ㆍ1만2,000원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그림책이다. 종이도 색채도 그림도 필치도 모두 순하고 보드랍다.

각 장면에 박힌 글은 짧게 한 줄 아니면 아예 없다. 대신 넉넉한 여백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두 주인공이 만나는 공간에 부는 바람과 햇빛, 지저귀는 새 소리, 두 마음의 조용한 열림이 보는 이의 마음 속으로 포근하게 스며든다.

나무에 연둣빛 새 잎 돋고 벚꽃 피는 봄날, 따로따로 소풍 나왔다가 벚나무 아래 한 벤치에 앉게 된 강아지와 고양이 이야기다. 팔랑팔랑 떨어지는 꽃잎이 어색함을 풀어준다. 고양이 콧잔등에서 강아지 콧잔등으로, 다시 고양이가 싸온 김밥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꽃잎 덕분에 서로 말문을 튼다. “김밥 드실래요?”“아이구, 고맙습니다.”

꽃잎이 맺어준 예쁜 인연이 참새가 보기에도 좋았나보다. 처음 한 마리였다가 뒤로 가면 두 마리, 즐겁게 날아다니다가 텅 빈 벤치에 나란히 앉아 꽃비를 맞고 있다. 마지막 문장 그대로 “팔랑팔랑, 살랑살랑 봄이로구나”를 실감한다.

잔잔하면서 섬세한 그림에 봄을 담뿍 적신 이 그림책은 스페인에 판권이 수출됐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