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불확실성 더 커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미국 기준금리에 대해 “인상 시점보다 인상 속도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시중은행장 11명과 가진 금융협의회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에 들어가면 한두 번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올릴 것”이라며 “(올해)6월이냐 9월이냐 하는 인상 시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인상 속도”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진이 올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춘 점을 거론하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며 “시장에 주는 충격을 많이 줄인 것으로 보여 안심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에 대해 “상당히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어서 신흥국의 자본유출 우려를 많이 덜어줬다”면서도 “(FOMC가 새로 제시한)금리인상의 전제조건이 구체적이지 않아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FOMC는 이달 회의 성명서에서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인내심을 발휘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노동시장 개선 및 물가상승률 목표치(연 2%) 근접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금리인상 조건으로 새로 제시했는데 조건 충족 여부를 가늠할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그리고 FOMC 회의가 열릴 때마다 매번 불확실성이 높아져 금리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참석자들도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은행 외화유동성 관리에 더욱 유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은은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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