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열릴 예정이지만
총선 공천 영향력 탓 경쟁 격화
현재까지 알려진 출마 예상자만
김동철ㆍ박기춘ㆍ설훈 등 6명 달해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의원들은 화이트데이가 겹친 지난 주말 집으로 배달 온 꽃다발과 사탕세트를 보고 대부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발신자는 같은 당 A의원. 평소 친분이 깊지 않았던 의원들은 A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고 한다. 이번 주 초에는 여성 의원 대부분이 역시 원내대표 출마 예정자인 B의원으로부터 초콜릿 세트를 선물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한 여성 의원은 19일 “이번 주부터는 책이나 꽃다발을 앞세운 원내대표 출마 예정자들의 발걸음이 의원회관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5월2일로 예정된 새정치연합의 원내대표 경선이 조기 점화하는 분위기다. 경선까지는 아직 한달 이상 남았지만 후보군이 예상외로 커지면서 경선 분위기가 조기에 가열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출마 예상자만 김동철(광주 광산 갑), 박기춘(경기 남양주 을), 설훈(경기 부천 원미 을), 이종걸(경기 안양 만안), 조정식(경기 시흥 을), 최재성(경기 남양주 갑) 의원 등 6명이다. 19대 국회 마지막 원내 사령탑으로 20대 총선 공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20대 총선에 앞서 선거구 재획정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로 여의도 정가의 격랑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지도부 경선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걸(4선) 의원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3선이고 호남 지역구인 김동철 의원을 빼고 모두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도 치열한 경선을 점칠 수 있다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표의 탕평 인사 기조를 감안하면 친노계 의원들이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친노계의 지지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한길 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은 지난해 10월 경선에서 우윤근 원내대표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다 안타깝게 고배를 마셨다. 당시 1차 투표에서는 우 원내대표에 1표 차로 앞섰지만 2차 투표에서 석패를 했기 때문에 설욕을 다지고 있다.
손학규 계인 김동철 의원은 2ㆍ8 전당대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부터 원내대표 경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이 현재까지는 유일한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우윤근 원내대표가 역시 전남 광양ㆍ구례를 지역구를 두고 있다는 점은 극복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박지원 계로 분류되는 박기춘 의원은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가 물러나자 임시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당권파인 친노그룹과도 관계가 나쁘지 않고 계파색이 옅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수 원내대표’의 명분을 찾는 것이 과제로 보인다.
동교동계 막내이자 김근태 계로 분류되는 설훈 의원은 ‘원조 저격수’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여당에 끌려 다니지 않는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다는 긍정론과 우윤근 원내대표 체제에서 이뤄진 여야의 공존 모드가 단절될 것이라는 우려가 혼재한 상황이다.
직전 사무총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은 고 제정구 의원 보좌진 출신으로 온화한 성품에 친화력을 무기로 손학규계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정세균계 범친노 그룹에 속하는 최재성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경륜에다 경제 지식이 풍부하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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