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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인내심' 삭제했지만… 금리 인상 6월보다 9월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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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인내심' 삭제했지만… 금리 인상 6월보다 9월에 무게

입력
2015.03.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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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확신 설 때 인상' 새 문구

올 성장률ㆍ물가상승률 전망 하향

달러화 급격한 강세 차단 의도도

정부, 통화완화 지속 전망에 안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에 있어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라는 문구를 뺀 통화정책 성명을 발표했다. 연준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선제적 안내로 석 달 동안 유지해온 이 문구를 “노동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연 2%)에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이 설 때 금리를 올리겠다”는 새 문구로 대체하는 한편,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인내심’ 표현을 삭제해 금리 인상의 걸림돌을 제거하면서도, 더딘 경기회복세를 들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고 미국ㆍ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오르는 등 시장에선 연준 성명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인내심’을 ‘합리적 확신’으로 대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 간의 회의를 끝내고 위원 10인 만장일치로 성명을 채택했다. 1월 회의에서 “경기가 견조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던 FOMC는 이번 성명에선 “성장세가 다소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수정 경제전망에서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014년 12월 발표) 연 2.6~3.0%에서 2.3~2.7%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연 1.0~1.6%에서 0.6~0.8%로 대폭 낮췄다.

연준이 시장에서 금리인상 신호탄으로 여겨온 ‘인내심’을 삭제하되 그에 못지 않은 단서를 새로 달자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에 ‘무언의 인내심’을 보였다”(다우존스)라는 촌평이 나오고 있다. 시장 기대에 맞춰 성명서 문구만 고쳤을 뿐 연준의 신중한 태도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연준 금리정책이 답보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기대만큼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경기상황이지만, 급격한 달러 강세 역시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스티브 잉글랜더 씨티그룹 외환전략부문장은 “연준 성명이 예상보다 온건했는데 이는 달러의 급격한 강세를 차단하려는 연준의 의도적 조치”라며 “연준이 상정하고 있는 금리인상 시기에 관한 내용은 성명에 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달러 강세로 인해 수출 및 물가상승률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6월 아닌 9월 인상설에 무게

연준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이르면 6월, 늦어도 9월’을 점쳤던 시장 전망은 FOMC 성명 발표 이후 ‘이르면 9월’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분위기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경제전망치가 하향됐고 새로운 문구(‘합리적 확신’)가 낮은 물가상승률을 겨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연준 기준금리가 9월에나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이사진(17명) 역시 올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를 기존 1.125%의 절반 수준인 0.625%로 낮췄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을 우려하던 우리 정부도 연준의 통화완화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보다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 시장 반응인 것 같다”며 “미국 통화정책이 가져올 우려에 일희일비하기보단 우리 경제의 체질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44포인트(0.47%) 오르며 2,037.89로 마감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7원 내린 1,172원을 기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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