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경제 통합 조약 체결
조지아·美·EU 등 일제 반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소속이었던 크림 반도를 연방국의 일원으로 병합한 지 1년 만에 이번에는 조지아로부터 분리ㆍ독립한 남(南)오세티야의 군사ㆍ경제를 통합하는 조약을 체결, 이 지역 지배권을 강화했다. 조약 체결 소식에 조지아는 물론,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연합(EU) 등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외신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오니트 티빌로프 남오세티야 지도자는 1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남오세티야의 군사ㆍ경제부문을 러시아에 편입하는 내용의 ‘동맹과 통합’조약에 서명했다. 조약에는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의 국경을 보호하고 세관을 통합하며, 남오세티야인이 러시아 시민권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또 양국의 국경을 개방하고 공무원 임금ㆍ연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에도 압하지야와 유사한 내용의 ‘동맹 및 전략적 동반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압하지야 역시 조지아로부터 분리ㆍ독립을 선언한 분쟁지역이다.
하지만 남오세티야가 이전에 속했던 국가이자, 친서방 성향의 조지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주권국의 영토적 통일성 원칙을 침해한 이번 조치는 결국 병합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남오세티야는 조지아에 속한 지역이며 미국은 조지아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조지아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고 노골적으로 국제법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조약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이 지역에서 서방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리투아니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전투기 8대와 운송기 3대가 발틱해 공해 상공을 넘어와 나토가 이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지아는 오는 5월 미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시행키로 했다.
흑해 연안에 위치한 남오세티야는 러시아 조지아의 접경지역이며 압하지야는 은 매장량이 풍부하다. ‘친러’성향의 이들 지역은 모두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진 이후 1990년대 초 조지아로부터 떨어져 나와 러시아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다. 2008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이들을 주권국으로 인정한 나라는 러시아 외에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나우루 등 4개국에 불과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크림자치 공화국 병합안에 서명한 1주년인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는 11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기념식이 열렸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크림 문제는 단지 영토 문제가 아니라, 우리 동포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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