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대기업 아웃렛이 들어선 이후 인근 패션 중소기업의 매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패션 중소기업 202개를 대상으로 ‘대기업 아웃렛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웃렛 입점 후 응답 기업 84.2%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월 매출액 2,500만원 미만 업체의 경우 대부분(92.5%) 매출 감소를 겪어 월 매출액 1억원 이상인 업체(64.0%) 보다 타격이 컸다.
매출이 줄어든 업체들은 아웃렛 입점 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평균 43.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이 증가한 업체는 극소수(1.0%)였다.
심지어 아웃렛 인근에 매장이 있는데도 아웃렛에 입점해 매장에 피해를 끼친 브랜드도 42.1%에 이른다. 이런 브랜드들은 아웃렛 입점 후 본사에서 인근 매장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이거나 폐점 및 영업장 이전 등을 요구해 인근 매장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소업체들의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응답 업체의 56.4%는 아웃렛이 입점해도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나머지 업체들도 대응 방안으로 홍보 및 마케팅 증대(20.3%), 가격인하(13.4%), 업종전환(4.0%), 휴·폐업(4.0%), 인테리어 개선(1.9%) 등을 꼽았다.
따라서 이들은 대부분 ‘대기업 아웃렛이 지역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76.7%)고 보고 있다. 대기업의 상권독점(66.6%)과 매출 흡수에 따른 지역상인의 시장 퇴출(27.7%) 등이 이유였다.
응답 기업들은 해결책으로 정부의 입점규제(40.1%), 대·중소기업의 상생방안 마련(26.7%), 자금·판로 등 지원정책 확대(15.3%), 아웃렛 의무휴업제 및 영업시간 제한(8.4%) 등을 원했다. 김정원 중기협회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아웃렛을 확대해 중소 아웃렛과 인근 패션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업영역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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