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56) NC 감독과 김태형(47) 두산 감독은 인연이 남다르다. 현역 때부터 지도자 시절까지 십 년 넘게 동고동락했다. 김경문 감독은 1982년 프로에 뛰어 들었다. 9살 어린 김태형 감독은 90년 선수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태평양 소속이던 김경문 감독이 91년 친정팀으로 복귀하며 그 해 한 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함께 했다. 그러나 98년부터 코치와 선수(98~2001년), 선배 코치와 후배 코치(2002~2003년), 감독과 코치(2003년10월~2011년6월)로 줄곧 한솥밥을 먹었다.
하필이면 ‘초짜’ 김태형 감독의 정규시즌 데뷔전 상대도 김경문 감독이다. 두산은 28일 홈에서 NC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이에 앞서 17, 18일에는 두산과 NC의 시범경기가 잠실에서 열렸다. 김경문 감독이 보는 후배 김태형 감독의 야구 스타일은 어떨까.
선배는 우선 “두산이 올해 잘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경문 감독은 “코치 입장에서 보는 야구와 감독의 시선으로 보는 야구는 정말 다르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은 무리 없이 잘 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특히 김태형 감독은 SK 야구 시스템도 3년(2012~2014년)간 경험했기 때문에 확실히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김경문 감독은 뛰는 야구, 공격적인 야구를 선호한다. 절실함으로 무장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를 강조한다. 김 감독의 뚝심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신화를 완성하는 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또 9구단 NC가 성공적으로 리그에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김태형 감독은 이런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인터뷰에서도 “김경문 감독님께 많은 걸 배웠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 특히 “득점권 찬스에서 더 공격적으로 달려 들어야 한다. 원 스트라이크를 먹으면 타자는 그 때부터 머릿속이 하얘진다. 더 과감히 적극적으로 휘둘러야 하고,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김현수 김재호도 뛰어야 한다”고 말한 김태형 감독의 소신은 선배와 닮은 구석이 꽤 많다. 아울러 ‘대충’하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생각 없는 플레이가 나올 땐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진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도 선수단에게 호된 질책을 가했다. 경기가 5-5인 상황에서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되자 김 감독은 미팅을 소집했다. 3, 5회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NC는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ㆍ2루에서 2루 주자 박민우와 1루 주자 이종욱이 기습 더블 스틸을 시도했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3루로 뛰던 박민우를 의식하다 2루 베이스 커버가 늦었고, 포수 양의지는 텅 빈 베이스를 향해 송구했다. 결국 공이 뒤로 빠지며 1실점. 두산은 5회 무사 1루에서도 박민우의 강습 타구를 1루수 김재환이 뒤로 빠뜨려 1점을 내줬다.
경기 후 두산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미팅을 마친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좀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해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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