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석진(54)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의 3차 공판이 서울북부지법에서 18일 열렸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달 6일 강 교수의 제자, 동료 교수 등 지인들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6장 분량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됐다. 강 교수의 변호인은 “탄원서에는 피고인이 평소에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약한 학생을 보호하는 등 불의에 비타협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며 “피고인의 탄원을 구하는 것뿐 아니라 피해자의 상처를 보듬고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변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간은 누구나 동전의 양면이 있기 때문에 피고인이라고 좋은 면이 없지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탄원이 아니다”며 “피해자들을 위한 진지한 방성과 사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들의 의견서를 보면 피고인이 범행 행위 자체는 자백하고 있지만 진지한 반성에 기초한 것인지 많은 의문이 든다”고 선을 그었다.
강 교수의 성추행이 상습적인지를 판단하는 것을 두고도 변호인 측은 “(범행) 기간이나 횟수에 비춰봤을 때 집중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법리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6년에 걸쳐 드러난 11건의 범행만으로도 상습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받은 수학과 구성원들의 면담조사 내용도 이를 뒷받침 한다”고 반박했다. 4차 공판은 다음달 2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