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저명한 과학자들이 ‘무병장수’ 실현을 위한 신약 발굴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시중에 나와 있는 저렴한 당뇨치료제로 노인성 질환 없이 건강한 노후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알베르트아인슈타인대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와 심장질환, 암 등 노인병을 예방하고 건강수명(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연장할 약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연구진은 ‘메트포민을 통한 노화 관련 실험’(TAME)계획을 수립해 조만간 1,000명 가량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해당 치료제의 노인병 예방 및 건강수명 연장 효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방침이다. 그런데 ‘메트포민’은 지난 60년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 당뇨 치료제로, 치명적인 부작용이 없는데다 값도 싸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니르 바질라이 알베르트아인슈타인대 노화 연구소장은 WSJ에 “노화가 심장질환과 암, 당뇨,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실질적인 노인병 예방 효과를 얻으려면 노화를 막아야 하는데, 메트포민을 통해 이를 시도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TAME 연구진은 이미 메트포민의 효과를 검증했다. 이들은 지난해 영국인 18만명의 의료기록을 활용, 메트포민과 또 다른 당뇨 치료제인 ‘술포니누리아’의 약효를 비교한 결과 메트포민을 복용한 사람들이 술포니누리아를 복용한 이들보다 더 오래 살았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메트포민을 복용한 71~75세 당뇨 환자들은, 당뇨 환자가 아닌 비교군보다 생존률이 15%나 높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메트포민은 노화 중 분비되는 특정 화학물질이 인근 세포에 악영향을 끼치는 독성 물질로 변하는 것을 막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등지에서는 메트포민 외에도 항암제인 다사티닙과 항염증제인 퀘세틴을 조합해 노화를 늦추는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