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9세 실업자 48만명 넘어
정부 "구직 늘고 계절 특성 때문"
일각 "기업 투자ㆍ고용 줄어든 탓"
지난 2월 청년층 실업률이 11%를 넘어서며 1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자 수도 14년 만에 가장 많았고, 전체 실업률 역시 5년래 최고점을 찍었다. 정부는 “경기개선 기대감으로 예년보다 일자리를 많이 구하러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내수침체 장기화의 부작용이 갈수록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반론이 높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5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11.5%)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자 수(48만4,000명) 역시 2001년 3월(49만9,000명) 이후 최다였다.
정부는 이를 2월의 계절적 특성과 최근 경기개선 효과로 설명한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방학과 취업시즌이 겹치는 2월은 실업률이 매년 다른 달보다 평균 1.5%포인트나 높을 정도로 특수한 달”이라며 “올해는 특히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예년보다 구직에 나선 청년층이 많아 취업자 수는 물론,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청년 실업률은 ▦70%대의 과도한 대학 진학률, 취업준비 장기화 등 구조적 요인과 ▦대ㆍ중소기업, 정규ㆍ비정규직 간 차별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탓이 크므로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노동ㆍ교육 부문 구조개혁이 해법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이상적인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매년 2월만 떼어놓고 봐도, 최근 5년간 청년층 실업률은 2011년 8.5%에서 올해 11.1%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월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청년들의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얘기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년간 내수 중심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신규고용을 줄인 결과, 결국 청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라며 “작년 2월보다 0.1%포인트 오른 전체 실업률도 사실상 청년 실업률이 끌어 올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 등 공식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실상의 실업자까지 포함한 ‘체감 실업률’(12.5%)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작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공식 실업률의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고용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2월 공식 실업률(4.6%)은 2010년 2월(4.9%)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취업자 수(2,519만5,000명)는 1년 전보다 37만6,000명 증가하며 1월(34만7,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30만명 대 증가를 유지했지만 작년 9~12월의 40만명대 증가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고용률(58.8%)은 작년 2월보다 0.2%포인트 올랐고 국제 기준으로 통용되는 15~64세 고용률(64.9%)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2월 대비 연령대별 신규 취업자 수 증가폭은 60세 이상 19만3,000명, 50대 18만3,000명, 20대 4만4,000명, 30대 1만8,000명 순이었고 40대에서만 4만8,000명 감소했다.
세종=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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