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28)이 18일(한국시간) 텍사스를 상대로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 2번째 시범 경기 등판을 했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에서 선발로 낙점된 투수는 첫 등판에서 2이닝 30개 전후부터 시작해 매 경기 평균 15~20개 정도씩 투구수를 늘린다. 동시에 투구 이닝을 늘려 나가면서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적응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류현진은 올해 두 번째 등판에서 결과를 떠나 3이닝 동안 46구를 던지며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 성적은 3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 수치상으로는 그리 인상적이지는 못한 투구로 볼 수 있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그게 아니었다. 3개의 안타 모두 잘 맞은 타구보다는 코스가 좋았거나 볼티모어 촙(Baltimore chopㆍ타구가 홈플레이트나 그 앞의 그라운드를 치고 높이 튀어 오르는 것) 등으로 흔히 말하는 경기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상대팀 텍사스도 형편 없는 수비를 보이며 아직 선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닌 시범경기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다저스는 모두 4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이 중 2개가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나오며 그를 전혀 돕지 못했다.
첫 번째 경기와 비교하면 평균 구속은 2마일(3.2km) 정도 떨어졌다. 최고 구속도 93마일(150km)에서 89마일(143km)로 꽤 큰 편차를 보였지만 차라리 첫 경기보다 나아 보였다. 이유는 류현진 본인의 말처럼 컨트롤에 기반을 둔 투구 스타일상 구속과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기보다는 훨씬 낮고 안정적인 컨트롤을 보였기 때문이다.
볼 배합을 살펴보자. 첫 경기와 같이 직구와 빠른 슬라이더에 대한 비중이 높았고, 간간이 커브를 배합했다. 원조 주무기 체인지업은 투구수가 늘어난 만큼 조금 더 늘어난 정도로 보였다.
지난 겨울 류현진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다소 떨어졌던 체인지업의 구위를 되살려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그런 모습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에 걸치는 듯 들어가다 배트가 나오는 순간 바깥으로 도망가며 ‘툭’ 떨어지던 ‘류현진표 체인지업’을 아직은 보지 못한 느낌이다.
공식 경기에서 첫 손발을 맞춘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과의 호흡은 무난해 보였다. 류현진이 특별히 고개를 젓거나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란달이 홈플레이트 뒤에서 좌우로 활발히 움직이며 좌우 코너워크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하는 모습은 동료 포수 A J 엘리스보다 나아 보였다. 물론 그란달의 송구 실책으로 실점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다음 주초로 예상되는 류현진의 3번째 시범 경기에서는 두 가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첫째 떨어졌던 구속 회복, 둘째는 체인지업의 부활 여부이다. 아무리 컨트롤을 생명으로 하는 투수라 하더라도 구속이 떨어지면 실투에 대한 부담은 배가 된다. ‘야구 IQ’가 누구보다 높다는 류현진의 3번째 등판이 벌써 기다려진다.
송재우 한국스포츠경제 해설위원
정리=신화섭기자 evermyth@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