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의 원로 문인이 뜻을 모아 1970~80년대 대표적 저항 시인 조태일(1941~99) 기념사업회를 설립한다. 동료 문인들과 광주고 동문, 고인이 재직했던 광주대 문예창작과 제자들이 주도하는 기념사업회는 23일 광주 동구에서 발기인 총회를 열어 이사장을 선출하고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고인의 친구이자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국회의원 등을 지낸 박석무 현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내정됐다. 발기인 총회에는 시인 고은 나희덕 도종환 신경림 이시영씨, 소설가 문순태 이호철 최일남씨, 평론가 백낙청, 염무웅씨 등 국내 원로 문인 100여명이 참석한다.
전남 곡성 출신인 시인은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삼선개헌과유신선포, 계엄포고 등 예술인들의 숨통을 죄는 암흑기 속에서 ‘국토’ 연작을 발표, 권력에 대한 저항과 뜨거운 조국애를 노래했다. 한국작가회의의 모태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을 주도했고 문예지 ‘시인’을 창간해 김지하 양성우 기준태 박남준 시인 등을 발굴했다. 펴낸 시집으로는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자유가 시인더러’ ‘산 속에서 꽃 속에서’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등이 있다.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는 시인의 삶과 정신, 문학세계를 계승하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시인의 삶을 재조명하는 사업을 펼친다. 9월에는 조태일 시인 16주기를 맞아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조태일 문학축전’ 행사를 개최하고 시인의 대표작인 ‘가거도’의 배경 신안 가거도 답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 조태일 문학상을 신설하고 생가를 복원하며 시인과 관련된 문헌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해나갈 예정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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