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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 울리히 벡 추모행사 서울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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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 울리히 벡 추모행사 서울서 열려

입력
2015.03.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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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 교수가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지난해 7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 교수가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올 1월 작고한 사회학의 거장 울리히 벡 전 뮌헨대 교수를 애도하는 추도식이 열렸다.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울리히 벡 추모행사 ‘위험사회를 넘어서’를 개최했다. 울리히 벡은 성찰 없이 근대화를 이룬 현대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저서 ‘위험사회’등을 통해 사회학 흐름을 주도해 온 학자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한국의 비판적 사회학자들과도 꾸준히 교류해왔다.

추도식은 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지난해 벡 교수와 공개 대담을 한 인연의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건 전 서울시립대 총장, 세월호 희생자 유족 대표인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당신은 세월호 참사의 자리를 시민이 시대를 학습하고 고쳐갈 자리로 만들어가라고 했다”며 “성찰적 시민, 위험을 증폭시키지 않는 삶의 방식, 문제해결을 위해 즐겁게 머리를 맞대는 협치의 시정이 한낱 수사적 언어가 아닌 우리 삶을 이끌 힘을 가진 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추도사를 했다.

전 위원장은 “울리히 벡은 소수의 승리자만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의 상황을 진단한 듯 방향을 제시하며 중요한 지침을 준다”며 “그의 표현대로 시민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안 되면 거칠게 도전해서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탈바꿈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1월 작고한 울리히 벡 교수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개강연에서 앞서 한상진(왼쪽) 서울대 명예교수와 나란히 앉아 축사를 듣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 1월 작고한 울리히 벡 교수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개강연에서 앞서 한상진(왼쪽) 서울대 명예교수와 나란히 앉아 축사를 듣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모의례는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의 집전으로 전통 불교식으로 진행됐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 주지이던 2008년 벡이 방한해 봉은사를 방문했을 때 차담을 나눈 인연이 있다. 명진 스님은 당시 ‘걸림이 없는 자유인’이라는 뜻으로 벡에게 무애거사(無碍居士)라는 호를 붙여준 인연에 기반해, 이날 추도의례의 제목을 ‘무애거사 울리히 벡을 추모하며’로 붙였다.

명진 스님은 “벡을 잠깐 봤지만 오랫동안 함께 도를 닦던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며 “서양인이면서도 너무나 불교적인 사유를 한 점이 감명깊어서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너무 빨리 떠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추모의례에 앞서 오후 2시부터 열린 학술행사에서는 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등 국내외 학자 6명이 ▲울리히 벡 이론의 경험적 검증 결과 ▲위험사회 배경에서 본 동아시아의 미래 논쟁 ▲기후위험과 녹색도시의 관점에서 본 서울시의 국제 위상 등을 주제발표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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