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스웨덴 국내 본선에서 수화 번역가의 실감나는 몸짓언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전 유럽의 뮤지션들이 참가해 음악 실력을 겨루는 무대로 6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스웨덴 출신 ‘아바’도 이 대회에서 우승해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14일 스웨덴 SVT 방송에서는 그 결승전에 진출할 대표 뮤지션을 뽑는 ‘멜로디페스티발렌’이 방영됐다.
마침 타 채널에서 같은 시간 축구 경기가 중계돼,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본선도 아닌 국내 무대용 ‘멜로디페스티발렌’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48세 수화 번역가 토미 크롱이 무대에 등장하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춤과 표정연기가 가미된 크롱의 수화는 단순한 번역을 넘어서 음악적 경험을 풍부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그는 “청각 장애 관객들에게도 동일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무대에 서면 나 자신을 잃는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크롱의 수화 열연이 방송된 뒤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5백만회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SNS에는 “토미 크롱을 유로비전 결승전이 열리는 비엔나로”라는 요청이 폭발하고 있다.
크롱은 “흥분되고 행복하다, 유로비전 국내 결선 수화번역을 준비하는 데 5주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특히 그날 멜로디페스티발렌에서 우승해 결승에 진출한 몬스 셀멜뢰브의 곡 ‘히어로’에 대해서는 “비유적 영어 표현이 많아서 번역하기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SVT 방송국의 호칸 비에르크룬드 수화부 부장은 “모든 사람이 이번 커다란 행사의 일부가 되게 해주고 싶었다”며 “과분한 반응에 압도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덴마크에서도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로비전의 본선무대를 수화로 번역해 청각장애인에게 전달한 바가 있다. 이번에 60주년을 맞이한 유로비전 결승전을 개최하는 오스트리아는 개최국 최초로 희망하는 모든 국가들에 국제수화 번역방송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유로비전의 결승은 5월 23일에 열릴 예정이고, 지난 16일 각국 대표 뮤지션의 참가곡들이 주최측에 제출됐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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