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자극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빚었던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의 딸 렁차이얀(梁齊昕ㆍ24ㆍ사진)이 이번에는 어머니에게 따귀를 맞았다며 집을 나가겠다고 해, 홍콩 인터넷이 하루 종일 뜨거웠다.
봉황망 등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차이얀은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어머니에게서 심한 욕을 듣고 뺨도 맞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어머니가 발로 차고 심하게 떠 밀어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며 “영원히 집을 떠나 다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렁차이얀은 어머니를 ‘이 여자’라고 지칭하며 “이 여자는 집안에선 전혀 딴판으로, 겉모습만 보고 믿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여자에게 병원에 가 의사를 만나볼 것을 권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만약 여기가 관저가 아닌 20층이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후 오전11시 차이얀의 페이스북 계정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 렁 장관은 이날 집에 가정 폭력 문제가 있느냐, 딸이 가출을 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관심은 고맙지만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딸에게 혼자 생각할 공간을 주자”고 덧붙였다.
렁차이얀은 지난해 10월 홍콩 민주화 시위 초기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위대를 조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목걸이가 개목걸이 같다는 비난해 대해 “물론 이 목걸이는 당신들의 세금으로 산 것”이라며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실직자도 많은 만큼 당신들 전부의 돈으로 산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도 페이스북에 손목을 긋는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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