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기표로 무효 처리
동수득표돼 연장자 당선
전북도선관위서 오늘 결정
지난 11일 치러진 전북 김제수협 조합장 선거에서 모호한 기표 때문에 1표가 무효 처리면서 동수 득표가 되는 바람에 연장자에게 낙선한 송형석(51) 후보가 제기한 무효표 논란이 전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송 후보와 현직 이우창(66) 후보가 맞대결을 벌인 김제수협 선거는 1,243명의 조합원 중 922명이 참여, 유효투표 914표 중 두 명이 똑같이 457표를 얻었지만 ‘동점득표일 경우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한다’는 수협 규정에 따라 현 조합장인 이 후보가 당선됐다.
송 후보가 458표를 얻어 이 후보를 1표 차이로 이겼으나 재검표 과정에서 송 후보를 찍은 한 표가 무효처리됐다. 이 투표용지(사진)에는 송 후보(기호 2번)에게 확실히 기표돼 있지만, 이 후보(기호 1번)의 기표란 세로 끝에도 기표흔적이 살짝 묻어 무효로 결정됐다. 중앙선관위의 ‘유무효 투표 예시’ 가운데 ‘서로 다른 후보자란에 2개 이상 기표된 것’으로 판정된 것이다. 결국 득표수가 같아져 연장자인 이 후보가 당선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호 1번 기표란에 도장밥이 묻은 것이 아니라 기표용구의 일부가 묻어서 무효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무효표 처리 판정에 불복한 송 후보가 문제를 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그는 ‘투표의 효력에 관한 이의제기서’를 도선관위에 제출했고, 도선관위는 18일 회의를 열고 송 후보가 이의 신청한 ‘무효표’에 대해서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송 후보는 17일 전북지방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 개표를 했을 때는 무효표로 판정된 한 표가 제가 득표한 것으로 판정이 났었다”며 “김제선관위가 재검표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이 한 표를 무효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외에도 두 후보자 이름 사이에 도장이 찍힌 표가 3표가 나왔는데 두 표는 무효가 됐고, 나머지 한 표는 이 후보가 득표한 것으로 선관위가 판정했다”며 “이렇게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도 선관위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후보가 문제제기를 한 ‘무효표’는 선명하게 송 후보의 투표란에 도장이 찍혀 있지만, 이 후보의 투표란에도 인주가 2,3㎜가 묻어 있어 김제 선관위는 무효표로 판단했다.
송 후보는 “애초에 인정된 유효표를 선관위 단독으로 재검표해 무효표를 만들어 개표 결과를 번복해 당선자를 바꾼 모든 상황과 그 이유에 대해 철저히 해명하고 공정하게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