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코어 스타일’ 이후 패션이 더욱 평범하고 단순해지면서 패션 브랜드들은 이에 어울리는 미니 백을 대거 출시했다. 앙증맞은 크기에 형형색색 화려함을 더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겨냥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크리스찬 루부탱, 디젤 블랙 골드 등 명품 브랜드들도 2015 봄/여름(S/S) 컬렉션에 긴 가죽 끈이나 체인 끈을 바탕으로 한 미니 백을 선보여 여심을 사로잡았다.
지난 몇 해 동안 큰 사이즈의 가방과 등 뒤로 배는 백 팩이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한 때 명품 브랜드 지방시의 나이팅게일 백과 클로에의 파라티 백 등 빅 사이즈의 가방은 여성들의 필수품이었다. 탑 핸들(손잡이)과 어깨에 맬 수 있는 숄더 스트랩이 함께 달려있어 감각적인 멋을 냈던 아이템이다. 큼지막한 화장품 파우치를 포함해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다녔을 정도로 큰 사이즈를 자랑하던 이 가방들은 통가죽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커리어 우먼들에게 사랑 받았다.
오래 갈 줄 알았던 빅 백의 유행을 뻥 차버린 건 다름 아닌 커리어 우먼들이다. 등산이 전 국민적인 스포츠로 붐이 일면서 워킹화, 트레킹화 등 발이 편한 운동화가 각광을 받았다. 그러자 여성들은 한 쪽 손과 어깨에 들고 매던 가방을 등 뒤로 돌리고, 운동화와 어울리지 않았던 스타일리시한 빅 백은 집 안에 묻어뒀다.
노트북과 책, 자잘한 소지품을 넉넉하게 넣을 수 있던 등에 매는 백 팩의 등장은 여성들에게 편리하고 실용적인 아이템이었지만 너무도 투박하고 캐주얼한 모습이어서 오래가지 못했다. 백 팩을 내려놓은 여성들은 다시 스타일을 찾는 데 집중했다.
패션브랜드 홍보사 APR의 안세정 대리는 “빅 백과 백 팩을 통해 맛본 스타일과 실용성을 둘 다 잡으려는 여성들이 미니 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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