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女優)들의 안방극장 전쟁이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들이 여성을 앞세워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드라마의 타이틀롤에 여성(女性)을 강조하고 이야기를 풀어 가는 주체와 그 중심이 여성으로만 이뤄져 그야말로 ‘여성천하’다.
드라마 제목부터 여성 강조
MBC는 방송 중인 드라마의 거의가 여성을 타이틀롤로 하고 있어 가장 눈길을 끈다. 아침극 ‘폭풍의 여자’부터 18일 첫 방송하는 수목극 ‘앵그리 맘’, 일일극 ‘불굴의 차여사’, 주말극 ‘여왕의 꽃’이 그렇다. 여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차용한 일일극 ‘압구정 백야’와 주말극 ‘장미빛 연인들’까지 포함하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SBS 일일극 ‘달려라 장미’ 역시 여주인공의 이름이 곧 드라마의 제목이다. 이와 함께 4월 1일 시작하는 새 수목극 ‘냄새를 보는 소녀’도 여주인공을 둘러싼 이야기다. KBS2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JTBC ‘하녀들’, ‘선암여고 탐정단’도 무리의 여주인공들이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미시 여배우들의 각축
여성성을 강조한 드라마를 움직이는 것도 우먼파워다. 특히 미시 여배우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여왕의 꽃’의 김성령과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는 시청률로 우먼파워를 증명하고 있다. 김성령의 첫 드라마 주연작인 ‘여왕의 꽃’은 14~15일 1, 2회 모두 20%(TNMS 기준)의 시청률을 올렸다. 김성령은 성공을 위해 야망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시선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는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 드라마에서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이끄는 주역이다. 채시라는 우아하고 도도한 모습을 벗고 딸을 위해 억척스럽게 사는 아줌마를 연기하며 중년 여성을 대변하고 있다.
김희선의 변신도 새롭다. 김희선은 ‘앵그리 맘’에서 학교 폭력 피해를 입은 딸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젊은 엄마를 연기한다. 데뷔 이래 가장 격한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제대로 아줌마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박선영, 김보연도 각각 ‘폭풍의 여자’와 ‘불굴의 차여사’를 통해 여성층의 공감대를 사는 여배우로 인기가 높다.
여성 드라마 왜 많나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는 법이다. 1~2년 새 강세였던 남성을 내세웠거나 장르물들이 줄줄이 실패했고, ‘기황후’ ‘전설의 마녀’ ‘따뜻한 말 한마디’처럼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들이 시청률에서 우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이 여성천하인 이유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남성 시청층을 위한 장르물이 많았지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는다. 반면 여성들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드라마의 충성하는 시청층이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공감을 형성하는 주 시청층은 여성, 특히 30대 이상이다. 특정 세대가 원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이들을 강조한 작품들이 연달아 전파를 타고 있는 셈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는 김혜자부터 채시라ㆍ이하나까지 여자 3대가 등장한다. 연출을 맡은 유현기 PD는 “가족의 근간이 되는 여성 성장담이 드라마의 새로운 아이템이다”고 말했다.
17일 제작발표회를 연 ‘앵그리 맘’ 최병길 PD는 “지금의 현실을 사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현실을 쓰게 담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그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현아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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