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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TV조선 파격 실험… 현대사 10부작 공동 기획·동시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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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TV조선 파격 실험… 현대사 10부작 공동 기획·동시 방영

입력
2015.03.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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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시청층 확대 전략

지상파·JTBC 견제 시각도

케이블 방송 tvN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하나의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 방영하는 파격 시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오후 9시 30분 두 채널에서는 1950~90년대 한국의 현대사를 집대성한 10부작 다큐드라마 ‘위대한 이야기’ 첫 회가 동시 방영됐다. 광고를 놓고 경쟁하는 케이블 방송과 종편이 손잡고 같은 프로그램을 동 시간대에 내보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두 방송사의 공동 기획은 우선 시청층에 대한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력에서 시작됐다. 10~30대 젊은 시청층 위주인 tvN과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두터운 TV조선이 서로의 타깃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두 방송사는 ‘위대한 이야기’가 이주일 이난영 김일 등 추억의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전 연령대의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고, 영화 ‘국제시장’에서 검증된 복고 감성에 기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위대한 이야기’ 첫 회는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이 딸들을 미국에서 한류 가수인 김시스터즈로 길러낸 일화를 다큐 형식과 드라마를 섞어 공개했다. 시청률을 보면 tvN과 TV조선이 각각 1%대(이하 TNMS 제공)를 넘어 자체 평가는 긍정적이다. TV조선 한 관계자는 “20~40대 여성층에서 최대 0.6%대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기대되는 콘텐츠”라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에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 등으로 히트 친 tvN의 드라마 제작 노하우가 상당 부분 반영돼 보수 성향으로 노후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TV조선으로서는 젊은 층에게 어필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tvN의 경우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 유통하는 것을 시험하는 무대로 삼고 있다. CJ E&M으로서는 교양 프로그램을 내보낼 채널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방송사가 콘텐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 즉 미래에 콘텐츠 그룹으로 성장을 시도한다는 분석이다. 신윤경 CJ E&M 홍보차장은 “시들어 가는 교양, 단막극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해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는 의도임을 밝혔다.

더불어 주말 오후 시간대에 강한 지상파 방송과 JTBC 견제를 위해 두 방송사가 손을 잡았다는 시각도 있다. 이 시간대에 KBS와 SBS는 ‘개그콘서트’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오는 22일부터)의 개그 프로그램이, MBC는 시청률 20%대를 넘나드는 주말 드라마가 강하다. JTBC는 종편 4사 중 콘텐츠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TV조선이 신경 쓰는 방송사다. 이 때문에 tvN과 TV조선의 조우는 방송 생태계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공동 기획과 제작이면 비용절감도 있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광고주 입장에서도 프로그램이 실패하더라도 비용부담이 적기 때문에 흥미로운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tvN과 TV조선의 콜라보레이션은 일단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며, 지금처럼 어려운 방송 환경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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