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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의 길 위의 이야기] 마지막 인사

입력
2015.03.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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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학부모들이 몰려갔다. 갑작스럽게 선생님들이 전원 교체되는 사태를 통보 받은 후 학부모들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세에 몰린 원장은 방어적인 자세로 설명했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간 유치원의 운영이나 여러 규정에 대한 불만도 함께 쏟아져 나왔고 목소리가 높아졌다. 원장도 운영자로서의 책임과 방침이 있었고, 어린아이를 맡긴 학부모로서의 기대와 불안도 작지 않았다. 양쪽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선생과 학부모간의 불편한 관계는 여지없이 나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급하게 아이를 맡기고 뛰어 온 나로서는 마음이 불편해서 먼저 자리를 뜨고 말았다.

나중에 듣게 되었지만 일이 잘 마무리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일에 며칠 째 시달리고 있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이유로 마음이 불편했다. 어수선하고 문제적인 상황 속에 놓여 있었을 아이들이 걱정되었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도 눈치라는 게 있다. 또 잡무에 시달리며 눈치 보며 아이들을 돌봐야 했을 어린 선생님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들의 피로와 불안이 안쓰러웠다. 한곳에서 오래, 같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대우가 지금보다 좀 나아졌으면 한다. 수료식을 하고 나서 아이를 인계 받는데 눈물이 났다. 선생님들도 빨개진 눈으로 애써 웃으며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마지막 인사였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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