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꿀벅지’ 사진 쓴 한의원 상대 소송서 패소, 연예인들 퍼블리시티권 줄줄이 불인정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박인식)는 걸그룹 애프터스쿨 멤버 유이(본명 김유진ㆍ사진)가 자신의 사진을 동의 없이 다이어트 광고에 쓴 한의원의 원장 신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법원이 가수 수지와 싸이에 이어 유이까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연예인들이 자신의 초상과 성명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권리의 기준을 놓고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신씨가 운영하던 한의원 블로그에 ‘부분비만 프로젝트 후 멋진 유이의 꿀벅지로 거듭나세요’란 제목의 글과 함께 유이의 주류광고 사진 4장을 쓴 게 법적 다툼을 불렀다. 여직원이 2009년 10월과 2010년 3월 게시판에 올린 것이었다. 유이는 “퍼블리시티권을 침해 당했다”며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퍼블리시티권은 성명, 초상 등을 상업적으로 사용ㆍ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재산권이나 국내법은 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1심은 “성명, 초상에 대한 인격권이 인정되듯 퍼블리시티권도 인정될 필요가 있고, 미국 독일 등 다수 국가도 법률과 판례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2심은 “우리나라에 퍼블리시티권을 규정한 법률이 없고, 이를 인정하는 관습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진들은 원고(유이)가 모델인 주류광고 동영상의 장면들로 광고주가 이를 공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게시물이 원고가 이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처럼 오인할 만하지 않다”며 초상권 침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초상권은 얼굴이나 신체적 특징을 촬영해 공표하거나 영리 목적으로 이용 당하지 않을 헌법상 권리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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