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생 바티칸에 남는 대신 수년 후 자진 사임할 가능성이 있음을 재차 내비쳤다.
14일 BBC에 따르면 올해 79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2주년을 기념해 가진 한 멕시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남은 임기는 길어야 4,5년이고 짧으면 2,3년에 그칠 것”이라며 “주님께서 나를 이 자리에 오래 두시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 느낌일 뿐이지만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중도 사임한 베네딕트 전임 교황을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베네딕트 사례는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제도가 될 수도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교황은 “베네딕트는 오랫동안 중도 사임한 교황으로 평가 받겠지만, 미래를 고려한다면 중도 사임한 유일한 교황은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티칸 규율상 교황은 임기에 상관없이 사망 전까지 맡게 되는 종신직이다. 2013년 베네딕트 16세의 사임은 1415년 그레고리 12세 이후 598년 만에 나온 사례일 정도로 이례적이었다. 그레고리 12세의 사임이 다소 강압적 환경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진 사임은 이보다 100년 전인 1294년 첼레스티노 5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평가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에도 몇 차례 중도 사임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방한 뒤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교황의 인기는 잠시”라며 “교황이 사임하는 것을 신학자들이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베네딕토 16세가 그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교황만 명예퇴직이 예외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직업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교황은 인터뷰 당시 멕시코 기자가 ‘교황이 돼 좋으냐’고 묻자 “이 직업이 날 불쾌하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답했으며 “체력과 건강이 좋은 상태로 유지되는 한 교황으로 살고 싶다”는 언급도 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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