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초중고 졸업생에 상패 남발‘예산 낭비’ 논란
충남 천안시의회가 시 예산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넣은 상패를 제작해 초중고교 졸업생에게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천안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월 천안지역 각급 학교 졸업식 행사때 상패를 전달하기 위해 1,764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상패는 의장 이름으로 천안지역 126개 초중고교에 각 1명, 지역구 의원 21명의 이름으로 모두 441명의 학생에게 전달됐다. 상패 제작비는 1개당 4만원씩 모두 1,400만원이 들었다.
천안시의회는 과거 상패를 전달하다 선거운동 논란이 일고, 2012년 국민권익위로부터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전국 사례로 지목받자 이듬해부터 상장으로 바꿨는데 이를 다시 번복한 꼴이 됐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전시 가능한 상패가 의원들의 이름 알리기에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에 상장에서 상패로 바꿨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졸업식 때 교육감과 교육장도 상장만 수여할 뿐 상패를 주는 경우는 드물다며 의원들이 예산까지 써가며 생색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학부모 김모(43)씨는 “시 살림을 축내가며 자신들의 이름 알리기 위해 상패를 남발하는 시의원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학부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의회 관계자는 “상장만 주면 찢어버리는 등 의미가 퇴색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지난해 11월 의원 총회를 통해 상패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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