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공 7발 동해로 쏴, 사거리 250㎞ SA-5는 처음
한미연합훈련 첫날에도 발사 '타이밍 도발'로 효과 극대화
북한이 키 리졸브(KR) 연습 종료 전날인 1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SA계열의 지대공 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13일 밝혔다. 앞서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 첫날인 지난 2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타이밍 도발’을 통해 무력 시위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발사된 SA계열 지대공 미사일 7발이 동해상을 지나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SA-2(최대사거리 47㎞), SA-3(13~35㎞), SA-5(250여 ㎞)라고 합참은 추정했다. 군 관계자는 “사거리가 긴 SA-5의 시험발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한미연합훈련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그 동안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북침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며 군사적 대응을 천명해왔던 만큼 이번 미사일 발사도 무력 시위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키 리졸브 훈련 시작일과 종료일(13일)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지휘소연습(CPX)인 키 리졸브 연습은 이날 훈련 강평을 끝으로 종료됐고, 실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훈련은 다음 달 24일까지 진행된다. 군 관계자는 “키 리졸브 훈련 종료일에 맞춰 미사일을 쐈던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북한이 시작과 끝을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무력시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지대공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것을 두고, 방산비리 논란에 휩싸인 우리 군 당국의 기강 해이를 꼬집는 한편 이를 통해 북한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방산비리 사건으로 지금 우리 공군 미사일훈련장비에 빠져 있는 미사일인 SA-2와 SA-5를 발사했다는 것은 방산비리로 뻥 뚫린 안보상황까지 챙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이 하루 늦게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전날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총리 담화문을 고려한 조치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북한의 추가적인 발사 움직임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다 완전히 종료됐다고 판단해서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에 발표한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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