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獨 유학중 만난 여성에 집착
귀국 후에도 이메일로 구애·협박
다시 독일로 따라가 괴롭히기도
2011년 9월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A(36)씨는 같은 건물에 사는 한국인 유학생 B(38ㆍ여)씨에게 마음이 쏠렸다. 하지만 1년 넘게 이어진 A씨의 구애는 번번히 거절당했다. 연모는 곧 광적인 스토킹으로 변했다.
A씨는 이듬해 크리스마스 독일의 한 한인교회에서 예배 중이던 B씨를 따라다니며 일방적인 사랑고백을 했다. 매몰차게 거부해도 A씨의 애정공세가 멈추지 않자 B씨는 매일 다니던 새벽기도도 그만둬야 했다. B씨는 A씨의 귀국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하지만 안도감은 잠시뿐이었다. 2013년 1월 A씨는 예정대로 한국에 돌아갔지만 이번엔 이메일로 구애와 협박을 이어갔다. A씨는 “해외에서 장기 유학하고 돌아온 여성은 결혼하기 힘들다” “사진빨은 정말 잘 안 받으시는 것 같다” 등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 해 4월 A씨가 다시 독일로 건너갈 때까지 보내 온 이메일은 56통이나 됐다. 특히 8,500㎞를 날아온 A씨는 B씨가 자신을 피해 옮긴 뒤쉘도르프 지역의 한인교회에까지 쫓아갔고, 현지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A씨의 집착은 도를 넘어 B씨의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비밀번호를 알아내 무단 접속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결국 참다 못한 B씨는 올해 2월 A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A씨를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법은 13일 A씨에 대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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