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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꼽는 오에 겐자부로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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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꼽는 오에 겐자부로 최고의 책

입력
2015.03.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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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체험(1964년작)

지적장애를 가진 장남 히카리의 탄생이 계기가 된 소설. 전후 일본 사회상을 비판하는 데 집중해온 작가의 세계가 장애인, 약자와의 공존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됐다. 장애아로 인해 현실에서 도피하려던 주인공 버드가 결국엔 아이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박유하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오에의 작품은 ‘역사에 직면하는 태도’와 ‘아들로 인한 변화’라는 두 개의 축이 있는데 그 중 후자의 대표작”이라고 평했다.

히로시마 노트(1965년작)

1963년부터 2년간 히로시마를 방문하며 피폭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스런 삶을 관찰하고 기록한 르포르타주. 패전 이후 일본은 재건과 부흥에 몰두하지만 한 구석에는 끔찍한 후유증으로 인해 수 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피폭자들이 그늘처럼 남아 있다. 박유하 교수는 “오에 르포르타주의 대표작”이라며 “오랫동안 작가가 천착해온 반핵운동의 연원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만엔원년의 풋볼(1967년작)

연호 만연(万延) 원년인 1860년 오에의 고향인 시코쿠 마을에서 일어난 민중봉기를 100년 후인 1960년의 안보 투쟁과 연계시켜 쓴 작품으로, 국가의 폭력으로 피폐해진 개인의 삶을 그렸다. 난해한 구성과 시적인 문체, 자살, 근친상간 등 극단적 소재 선택으로 문단 내에서도 많은 논의를 낳은 작품이다. 윤상인 서울대 교수는 “오에의 중기 대표작이자 가장 오에다운 소설”이라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만년 3부작: 체인지링(2000년작)ㆍ우울한 얼굴의 아이(2002년작)ㆍ책이여, 안녕!(2005년작)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자살에 충격을 받아 쓴 ‘체인지링’을 시작으로 연달아 출간한 세 권의 장편소설. 오에가 스스로 ‘만년(晩年) 3부작’이라 칭하는 작품들이다. 소명선 제주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민감한 현실비판적 주제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작가의 문학관을 강하게 드러내려고 한 작품”이라며 “상상력을 발전시키는 오에 특유의 방식과 작가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했다.

만년양식집(2013년작)

‘익사’의 주인공인 조코 코기토가 재등장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급변한 작가의 창작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코기토를 비판하는 두 명의 여성은 오에의 부인과 여동생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소명선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담은 책”이라며 “일본인뿐 아니라 원전 위험에 노출된 모든 사람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소설 '익사'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소설 '익사'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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