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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종, 리퍼트 블로그서 체격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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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종, 리퍼트 블로그서 체격 파악"

입력
2015.03.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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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키 검색 등 범행 준비... 국보법 위반은 증거 부족해 제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퇴원하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김기종 씨가 휘두른 흉기에 오른쪽 얼굴과 왼쪽 팔 부위에 상처를 입고 6일 동안 치료를 받은 뒤 병원을 퇴원했다. 연합뉴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퇴원하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김기종 씨가 휘두른 흉기에 오른쪽 얼굴과 왼쪽 팔 부위에 상처를 입고 6일 동안 치료를 받은 뒤 병원을 퇴원했다. 연합뉴스

경찰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ㆍ구속)씨에 대해 살인미수ㆍ외교사절폭행ㆍ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애초 검토했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빠졌다.

미국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김철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는 이날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김씨가 범행 전 리퍼트 대사와 관련된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고, 과도를 칼끝이 아래쪽을 향하도록 쥔 채 내려치듯 최소 2회 이상 가격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김씨는 2일 리퍼트 대사의 블로그에 접속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확인한 뒤 리퍼트 대사의 신체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오바마 키(신장)’를 검색하며 범행을 준비했다. 범행 하루 전날인 4일에는 ‘형법’을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처벌 조항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 형법을 검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대사를 발견하자마자 실행에 착수한 점, 칼을 머리 위까지 치켜든 후 내려치듯 가격한 점, 공격을 막기 위해 들어올린 대사의 팔이 관통상을 입을 정도로 강하게 공격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살인미수 혐의 적용 이유를 설명했다. 칼끝 방향도 살해 의도가 있었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칼끝이 아래쪽을 향할 경우 보다 강한 힘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칼끝이 향한 방향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과 김씨 손의 상처 부위 등을 종합해 이 같이 판단했다.

김씨가 범행을 저지른 건 평소 품었던 반미 감정이 격해진 탓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각종 기자회견과 캠페인 등을 통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반대해 왔고 지난 2일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자 구체적인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군사훈련으로 설날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되고,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인 리퍼트 대사를 보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입증하려고 주력했던 국보법 위반 부분은 아직까지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혐의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김씨의 주거지 겸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이적성이 의심되는 서적 등 43점을 확보, 외부 감정을 의뢰해 지금까지 24건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까지 김씨가 이적 행위를 할 목적을 가지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했다는 부분을 증명해내지 못했다. 김철준 수사부장은 “수사본부를 유지하면서 공범 및 배후세력 여부와 국보법 위반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수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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