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 월드컵 예선 첫 승리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못하는 나라’ 부탄이 월드컵 예선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5년 3월 현재 FIFA 랭킹 최하위인 부탄(209위)은 12일 스리랑카 콜롬보의 수가타다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 1차전 원정경기에서 스리랑카를 1-0으로 이겼다.
이날 부탄은 FIFA 랭킹 174위인 스리랑카를 꺾어, 2013년 남아시아축구연맹 대회 2-5 패배의 설욕을 되갚았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처링 도르지였다. 도르지는 경기 시작 84분 만에 스리랑카의 골망을 흔들며 가까스로 0-0 균형을 깼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부탄은 자국의 축구 역사에 소중한 1승을 추가했다. 도르지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며 기뻐했다.
니콜라 카바조비치 스리랑카 감독 역시 “우리는 부탄이 쉬운 상대라 생각했지만, 경기장에서는 완전히 달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인구가 70만을 겨우 넘는 나라 부탄은 FIFA 가맹국이 된 2000년 이후 A매치 43경기에서 단 3승을 거뒀다. 2000년 2월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쿠웨이트에 0-20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적도 있다. 부탄이 기록한 최고 랭킹은 2003년 187위다.
부탄 대표팀에 프로 선수는 태국 리그에서 뛰는 단 1명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직장인이거나 학생이다. 부탄축구협회는 이 선수들에게 한 달에 부탄 돈으로 1만눌트럼(18만원) 가량 제공한다.
부탄은 17일 스리랑카와 홈 경기를 치른다. 여기에서 승리하면 부탄은 2차 예선에 진출해 아시아 내 랭킹 상위 팀인 한국, 일본, 이란 등과 경쟁하게 된다. 초키 니마 부탄 대표팀 감독은 “오늘 승리를 축하하겠지만, 다음 도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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